시드니에서 집을 보러 다니는 일

내 집은 어디에

by 구월애

집을 보러 다니기 시작한 지가 4개월이 넘어간다.

매주 토요일 돈을 더 받고 일하는 대신에

내가 구매할 집을 보러 다니고 있다.

시드니도 비싸기로 유명한 도시중 하나라

작은 집을 산다는 게 절대 쉬운 게 아니다.

인테리어가 고급스럽고 새로 레노베아션을 한집은

가격이 천정부지로 높고 30-50 억

오래된 집이라도 역세권이고 수리가 잘 돼 있으면 금방 팔리고 30 억? 이상

젊은 부부 둘이 경쟁하는 집은 싱글인 내가 질 수밖에 없고 (나보다 둘이 버는 게 더 많으니까 )

후진 동내여도 역세권이면 집은 경쟁이 붙는다.

이쁘지만 반쪽짜리 집은 사기는 싫어서 포기를 하다 보니 이사 가고 싶은 곳이 없다 가격은 비싸다

이 반쪽집도 20-25 억 어떨 땐 30 억 이상?


duplex라고 불리는 집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집을 부수어서 두 개를 만들어 판매를 한다.

잘 지어서 팔면 득을 볼 수 있으니까…

저렇게 사진으로 보듯이 같은 모양의 집을 지어서

팔면 사람들은 산다.

나만 빼고. ㅠㅠ

저렇게 지어서 파는 이유는 인구는 늘어나고 집은 없으니 반을 쪼개서 두개로 지어서 팔면 팔리고

잘하면 돈도버니까 이다


오늘은 비가 왔다.

여전히 운전하고 다니면서 인스펙션을 하고

아점을 대충 때우고

몇 개를 보고 오니 배가 고프다.


다녀와서 보고 온 집들을 좀 더 살피고

비 오고 추우서 따스한 국물 음식을 해서 먹었다.


혼자, 아이들도 없고. 정겨운 하우스 메이트들도 없이 지극히 나 혼자서 산지 한 달이 넘었다.

집을 팔기 위해 나도 가구를 들였고

싱글 소파에 앉아서 책도 읽고 다리도 올려놓고

담요도 덮고


우아 하긴 한데 혼자라서 이상하다.


집은 안 나오고

대충 쌓아놓은 짐은 풀 수도 없고



오늘은 비도 오고

바람 엄청 불고


따스한 침대 속으로 들어와

밤늦게 잠을 청해 본다.


두꺼바두꺼바

헌 집 줄게 새집 줘라

두꺼바두꺼바

헌 집 줄게 새집 줘라

이 밤에 바닷가라도 내려가

한 손을 모래 속에 넣고

다른 한 손으론 모래를 두드려가며

이 노래라도 간절하게 부르고 싶다.

내게 새집이 생기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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