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가을의 외출

창덕궁

by 구월애

서울에 와서 같이 2년을 살던 하우스 메이트들을 만났다.

그녀들은 나를 창덕궁의 후원으로 초대했다.

비님이 소소하게 내려주니 좀 더 낭만적인 투어가 돼 버린 창덕궁의 후원 투어!

[창덕궁 후원은 창덕궁 북쪽에 위치한 왕실의 휴식 및 연회 공간이자 자연을 최대한 살려 조성한 정원이다.. **후원(後苑)**은 '뒷마당'이라는 뜻으로, 왕과 왕족, 그리고 신하들이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다양한 행사를 즐기던 곳이라고 한다.]

왕궁의 가든에 구경 간 거니까

작은 연못들도 많고

왕조시대의 권위를 표시한 용의 그림도 쳐다보면서

구경하는 정원은 빗방울이 떨어지니까 좀 더 운치가 있었다.


후원을 구경하고 내려오며 찍어준 사진들도 마음에 들고

나와 함께 가을비를 맞아준 옛 하우스메이트들이 감사했다.

후원을 나와 인사동 뒷골목에서 먹은 한정식 점심도 만났고

창덕궁 옆 티 하우스도 근사했다.

창덕궁이 내료다 보이는 카페에 오는 것이

타국에 사는 나만의 로망이었는데


wishlist 중 하나를 이룬 것 같아

행복했다고나 할까?


집에 돌아와 모두가 잠든 서울의 밤에

어머니의 집 거실에서 오래된 홍콩영화 해피투게더를 봐서 좋았고, 박찬욱 감독의 다큐를 봐서 좋았고,

편안한 사람과 함께 천진난만하게 손잡고 우산 쓰고 다녔으면 좋았겠다.

최신 한국영화를 극장애서 같이 보았으면 좋았겠다. 석촌호수를 산책했으면 좋았겠다.

삼각지에 내려서 커피가 맛있는 카페를 갔으면 좋았겠다.

같이 전철을 타고 잠실대교를 지나면 좋았겠다…

이런 소소한 것들을 같이 할 편안한 사람을 만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년엔 그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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