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간직해도 되는 아름다움
자정이 다돼서 겨우 퇴근을 하고
도시락을 씻어놓고
양치를 하고
방으로 들어와 컴을 켰다.
잠옷으로 갈아입고 컴 앞에 앉아서
한국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내가 유일하게 도망갈 수 있는 공간, 한국드라마
오늘은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
가만히 보면서 빠져들면 정말 곧!!!
행복해진다.
나는 하지 못하는 사랑을
남녀주인공들이 달달하게 키우는 것을 보고 있으면
다시 만났던 그 친구가 떠오른다.
오래전 감정이 고대로 생겨버린
너무 신기하게도
12년 전 그 감정 그대로
생겨났는데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와 다시 만나보자는 말도 못 하고 그냥 돌아왔다.
그는 너무 잘살고 있었고,
내가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만인의 연인이 돼서 살고 있는 그 친구를 보니
그냥 행복해 보이기도 했고
모두의 연인인 그와는 연애를 하고 싶지가 않았다.
돌아와서 아무렇자도 않게 일상생활을 하지만
가끔 드라마 보고 있음 그가 생각이 난다.
잘 지내고 있을 거고
내 생각은 하나도 안 나겠지
그래도 가끔 나 혼자 생각이 나기도 하고
보고 싶기도 하지만
연락은 하고 싶지는 않다.
돌아와서 카톡은 지웠다.
실수를 하고 싶지 않아서다.
그냥 좋았던 기억으로
그냥 한 번은 꼭 만나고 싶었던
그 마음이 이루어진 걸로
생각하고
난 마음을 접었다.
마음을 접었어도
생각은 나지만
그러든가 말든가
난
이성적인 차도녀로!
그냥 드라마 속의 사랑이나 부러워하면서
드라마 주인공들만 좋아하기로…
내가 왜 나에게 관심도 없는 남자를
생각하는가
난 생각나는 나의 마음을 버리기로 했다.
나는 고귀하고 가치 있는 사람이라 나를 많이 아끼고 배려해 주는 남자를 만날 사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