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와 조카
아침에 갑자기 기침과 가래가 나오고 엄청 목이 아팠다.
몸이 전기충격을 받은 것처럼
지맀지릿 아프고 근육이 욱신욱신 쑤신다.
어지럽고 열감이 나고…
아 집에 RAT 킷이 아직 남았나?
검사했더니 음성이 나왔다.
침대에서 나오기가 힘들 정도로 너무 몸이 아팠다.
큰 일이다.ㅠㅠ
나 다음 주에 오버타임 신청해 놓았는데 말이다.
절대 아프면 안 된다.
당장 진통제를 먹어야 하는데 집에 약이 없었다.
직장이 병원이다 보니 RAT 테스트를 반드시 해야한다. 음성이 나와서 조카에게 약좀 사다달라고 부탁을 하려 했는데 나가고 없다.
동생의 딸인 스무 살 조카가 와서 살고 있어도
남보다 못하다.
무려 6 개월을 같이 살고 있는데
정말 이웃사촌보다도 못하고
배려라고는 1%도 없다.
동생이 미웠다. 가정교육을 왜 저리 시켰을까…
모자를 집어 쓰고 진통제를 겨우 사와서 먹고 누웠다.
스무 살 조카가 어느날 아침에 들어오길래
자정을 넘지 말라는 내경고를 듣고 삐져서
매일 외출을 더하고 겨우 자정 전에 달랑 들어와 인사조차도 하지 않는다.
‘봐~~ 자정전엔 들어오지… ‘
하고 항변하는 듯 하다.
말도 섞지 않고 인사조차도 안한다.
오랫동안 멀리 떨어져 살아서 친근하지 않은 나와 조카의 사이
1년 함께 살면서 조금은 친근해지고 싶었고 여행도 같이 다니고 싶었지만
내꿈은 그냥 꿈일 뿐
내가 왜 이모랑 여행을 다녀야해?
각자 알아서 해먹으면 돼지 음식은 각자 알아서 해먹어라고 선을 그어버리는 조카…
그나마, 매주 내 돈으로 음식을 사주고 외식을 할 때면 잘 따라오는 척하더니
외식에 고기가 들은 게 너무 많아 더 이상은 조카를 위해서 내 몸을 희생하지 않기로 하고 5 개월 만에
다시 집밥을 해 먹으니
‘더 이상은 내게 음식을 사주지 않는 거야?’
라는 묵언의 표정을 남긴 이후
정말 남처럼 대한다.
이모가 내게 더 이상은 도움을 주지 않으니 나는 이제 널. 무시하겠어라는 느낌을 받는 건 뭐일까…
알 수 없는 조정을 당하는 느낌이랄까?
내 집에서 십원 한 장 내지 않고 살고 있으면서
너무 당당하다 못해 4가지가 없어도 너무 없으시다.
자정을 넘기면서 자유롭고 원하는 삶을 살려면 독립해서 나가 살라고 했더니
묘한 심리전을 치르면서 그 뒤로 이아이 얼굴을 본 적이 없다.
내가 집에 있으면 조카는 외출을 해서, 자기 전에만 들어오던가, 방문을 잠그고 있다.
내가 그 애에게 주고 싶었던 건 다양한 문화의 경험
그리고 조금은 친해지는 것이었다.
더 나빠진다. 우얄꼬…
이효리는 이모가 관계가 저리 좋던데
함께 물에도 뛰어들고 말이다.
내가 문제가 있는 걸까?
생각해본다.
혼자 오래 산 나는 생각보다 친근하고 다정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 가식적인 행동으로 나는 이 스무 살짜리를 녹이는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다.
그러기도 싫다…
ㅎㅎㅎ 내가 왜?
하는 어린애 본능을 나도 가지고 있다.
게임을 잘해야하는데 못하고 있는 느낌?
관계도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잘 될까?
책에서는 진심으로 사랑을 퍼주는거라고 하던데
사랑을 퍼준다는게 뭘까?
엉망으로 사는 그애를 무조건 사랑해주면 된다는 말일까?
요즘 20대는 자기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 부모도 무시한다 하더니
스무살 조카의 말을 듣고 있다보면 턱이 빠진다.
너무 충격적인 말을 많이도 하는 것이다.
말의 결론은
“각자 알아서 사는 거야” “각자”
한국의 정은 없다.
예의도
의리도
다정도 없는 스무 살 조카를 보면서
나는 서러웠다.
그리고 안스러웠다.
누가 그렇게만 귀엽던 아이를 저렇게 만들었을까…
세대가 이렇게 변한건가?
내가 자식을 낳아 키웠어도 내 아이가 저랬을까?
내가 낳은 자식이 조카 같으면 너무 서러워서 어쩔 줄을 모를 것 같다.
없으니 다행인 건가 싶은 요즘이다.
아니,
생각을 좀 긍정으로 바꾸어 보려고 한다!
그나마 내가 집에 없을 때 가끔 우리 노견의 밥을 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하고 있다.
사고 안나고 집에 와서 다행이다.
무언가 경험을 하고 간다면 그것도 다행이다.
좋은 경험을 하길 바란다.
나의 역활은
아프면 돌봐주고
의료보험비를 내주고
방세를 안 받고
단, 착한 이모는 자신이 없다.
‘친근하게’라는 꿈도 이미 포기를 했다.
나이가 많이 먹은 나도
하우스 메이트로 정말 여러 명을 거쳐온 나도
제일 하드 코스를 겪고 있다.
나중에 늙어서 내가 일하면서 병원에서 경험하는 이모를 돌봐주는 아름다운 조카를 만나기보다는
돈 많이 주어서 성심을 다해주는 그런 케어러가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없는 것보다는 백번 나으니까…)
나는 노후준비를 잘해야 하는 1인 가족임을,
어지럽고 빙빙 돌고,
몸이 아픈 나를 경험하면서 다짐한다.
“든든한 경제를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고.”
내 옷 냄새를 맡으면서 자는 아이들이 조카보다 더 고마운게 이상하지 않다.
나를 챙겨주고 사랑해주니까…
그리고 그런 가족도 만나리라 믿는다.
몸도 아픈데 쓸쓸한 날이다.
모두 다 내마음 같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