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산다는 게

무엇을 위해서 사는 걸까…

by 구월애

이 글은 노견을 보내기 한두 달전쯤 써놓고 저장했던 글이다.

지금은 우리 노견이 떠났지만

그냥 올리기로 한다.


일어나서

쉬는 날은

아프지 않겠다고 치과도 다녀오고

집에 오면 청소를 하고

나 없던 시간에 똥오줌 싼 걸 치우고 닦고

아이들 간식을 주고

아픈 노견의 털을 깎고 목욕을 시켜서

약을 발라주고

목욕시킨 타월을 빨고,

내 유니폼도 빨고,

혼자서 점심을 해 먹고

혼자서 커피도 만들어 마시고

혼자서 시장을 보고

시장 본 물건들을 챙기고

그리곤

시장을 보는 외출 외엔

집안에서

모든 것을 혼자 만들어 먹고

빨래를 하고

도시락을 만들고

출근하고

퇴근을 하고

씻고

잠시 멍 때리며 TV를 보다가

잠이 들고

햇볕이 나면

아이들과 산책을 하고

내 집안에 있는 식물들에게 물도 주고

강아지들에게 말을 하고

그다음은 벙어리처럼 살고 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다들 이렇게 살까…

이렇게 매일, 매주, 매달, 매년

항상 변함없이

나는 혼자 살아가고 있다.

코로나부터 여행은 접었고

이제는 아픈 녀석 때문에 어딜 잠시 가는 것도

접었다.


서른이 넘었을 때 가장 고통스러운 외로움을 탔다.

그때 내 곁에 둔 아이들이 나를 살게 해주었으니

나도 그만큼은 책임을 지고 싶었다.

사십대가 되고 부터는 그냥 조용히 외로움을

털어 버리고 산다.

외로움이 뭐였지 잊어버린지

꽤 오래 된듯 하다.

오늘 빨래를 널면서

내가 사는 목적이 뭘까

물었다.


월급쟁이 노예로 살면서

힘없이 살아가는 나는

무엇을 해야

이 안전하고 거대한 새장에서

나올 수 있을까…

이렇게 사는 게

내가 사는 목적일까…

은퇴할 때까지 돈이라는 족쇄에 잡혀서

일을 하다가 가는 것이

목적인 아닐텐데

돈 때문에 일하는 내가 싫으면서

이렇게 오래 살아서

발목잡힌 다큰 코키리 같다.

끊을 수 있는대도 시도를 하지 못하는

어리석인 코키리가 나인가…


무엇을 성취하고

무엇을 얻으려고 이리 살아가는 걸까…


난 가난하다.

내가 가진게

날 사랑해주는 아픈 노견 두마리뿐이니까…


난 천하의 긍정적인 사람인데

내가 방금 쓴 말은

참 딱해 보인다.


우울증에 걸리고 싶지 않다.

하지만 우울하고 무기력증의 덫에 걸려있는 듯 하다.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과 다른 무엇인가에 집중하는 거다.

그것이 무엇이든…

해바라기를 사왔다.

희망을 가지고 싶어서…

아픈 노견을 감사하며 보살피고

늙어가는 중견도 잘 보살피고


고양이의 보은이 아니라

강아지의 보은이라도 받고 싶다.

나는 사랑받고 싶으니까.


오타나 띄어 쓰기가 있지만

맞춤법수정에서 열번 이상의 오타가 나서

수정을 포기 하고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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