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의 토요일 오전

가만히 생각하면 선물인데…

by 구월애

토요일 오전 주말에 항상쉬는게 아닌 난 모처럼

쉬는 날이라 늦잠을 자는데,

아침부터


반가운 분에게 연락이 와서 잠을 깼다.

북모임 임원, 지금은 한국으로 돌아가서 사시지만 행복했던 북모임 때문에 호주의 추억이 아름답게 남았다고 한다.

그녀는 내게 감사한다고 했다.

내가 북모임을 잘 운영했나 보다.

지금은 사람들에게 지쳐서 쉬고 있지만

그 고마운 북모임을 내가 계속 이어 나갈지는 미지수이다.

그분은 예쁜 선물들을 보내주고 싶다고 했다.

전화기 싸이즈의 감사일기장을 보내주신다고 했다.

서울에서 선물이 오겠구나…

풋풋

sticker sticker


통화를 끝내고

옆집 할아버지의 병문안을 다녀왔다.

병원에 계신 줄 알았더니 혼자 퇴원을 하셨단다.

점심 저녁을 사들고 병원에 들렀다. 집까지 들렀다 왔는데

그 할아버지의 집을 처음 들어가 봤다 82년 인생의 짐을 모두 다 가지고 사셨다.OMG.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 할아버지에게는 버릴 수 없었던 이 물건들이 킬로그램당 돈을 매겨서 버려지겠구나 그리고 할아버지의 집은 Deceased house로 팔리겠구나…

할아버지에게는 미안했지만

자기가 무슨 병에 걸려서 입원했다가 왔는지

알거나 이해하지 못했다.

병원에서 받아온 약을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말만 몇 번을 하고 왔다.

맛있는 쓰시도시락과 싸몬 테리야키 도시락도 사다 드렸는데 전형적인 호주 할아버지가 잘 드셔야 텐데걱정이다.


그리곤 집으로 돌아와 강아지들 간식을 주고

빨래를 돌리는데

성형외과 의사의 불평 문자를 받았다.

what the?

뭔가 짜증을 내는데

거기다가 화를 내기는 싫었다.

나의 토요일 이니까…

미안하다는 말과 다음엔 더 잘해보겠다고 열심히 영어로 문자를 장문으로 보냈다.

우리병원엔 성형외과 의사가 없어 칠드런스 병원에 보냈더니 토요일 오전에 나오기 싫었던지

지가 보내라고 해놓고 나에게 화를 내는건 뭘까…


아기를 키우는 엄마 성형외과 의사가 얼마나 짱이 났으면 내게 문자를 보냈을까…

미안하긴 했지만

성형외과 의사 네가 나보다 잘 꼬매자나

어쩌니 그게 너의 일인데

애기 엄마가 불평하면 뭐 욕먹지 뭐!

그래 니 똥 굵다 짱!!!

한시가 넘어갔다.

점심을 먹으면서

넷플에서 줄리아 로버트의 eatpraylove를 보면서

커피도 내려 마시고

마른빨래를 걷어다가 접고 있다

아!

빨래도 널어야지

월요일에 일 가려면

유니폼을 빨아널고

이불도 빨아야지

미션 컴플리트!



줄리아 로봇이 나오는 영화의 대사를 들으면서

생각한다.


살아 있는 게 선물이고

고통이 선물이고

메디테이션을 하는 삶은 좀 더 평화로울 것 같고

사랑은 언제나 아름답고 풍족하다.

손금 보는 발리 아저씨가 나오고,

줄리아에게 남자를 구하라고 하는게 아니라

챔피언(최고의 남자)이 필요하다고 누군가 말한다.

혼자사는 줄리아는

자기를 사랑한다는 남자에게

이제서야 삶의 발란스를 잡았다고 이야기하면서 그남자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는다.


무엇이 옳은 건지 나도 이해가 잘 안간다.

나도 줄리아 같은 마음인 것 같기도 하다.

발리를 떠나가기전 줄리아는 주술사를 찾아가는데 남자에 대해 물어보자 끝이 났다고 말한다

줄리아에게 주술사는 말한다

‘가끔은 사랑을 하다가 균형을 잃지만

그래야 더 큰 균형을 같는다고’


줄리아는 한참을 생각을 한다.

“모든것을 포기하고 떠날 용기가 있다면

안락함도 집착도 뒤로 한 채

몸과 마음이 원하는

진실을 찾아 나선다면

그 여행의 매 순간마다

새로운 걸 배우고

어깨를 부딪친 모두가

삶의 스승임을 안다면

힘들겠지만…

아픔고 외면하지 않고

마주할 수 있다면

진실은 당신을

비켜갈 수 없다.”


“아트로베시아모”(같이 건너보자)


그리고선 자기를 사랑한다는 남자를 만나러 간다.

영화는 끝이난다.


이세상이,

잘 먹고

무엇이든 기도를 하고

사랑하기에도 모자라니

열심히 사랑하면서

그렇게 살라는 말이겠지?


나는

무언가 기적도 일어날 것 같으면서…

꿈같은 이 현세상에 살면서도

그게 지옥 같기도 하다가

천국 같기도 하다가…

자주 그렇게 두세상을 왔다 갔다 한다.


동생에게

적당한 길이의 편지를 보냈다.

손글씨로.

생각만 백만번 하지말고

마음의 준비가 되면

그냥 떠나라고.


난,

정신 차리고

더 나은 삶을 위해

슈퍼에 강아지 간식을 사러 가야겠다. ㅎㅎㅎ

내일에 두려움을 갖지 말자.


아름다운 평화와

사랑이 나의 주말에 가득하고

불안과 걱정은 가차 없이 버리고

지금만을 살아가도 시간이 모자라니까


가자~~

수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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