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날이였다.
내리는 비를 피해 서둘러 버스를 탔다.
자리에 앉아 겨우 한숨 돌리고나니
창밖으로 빗물이 흘러내린다.
흘러내린 물자국뒤로 풍경들이 아른거린다.
무심코 바라보노라니
어느 새 너에 대한 추억들이 방울방울 맺힌다
너는 그랬다.
내리는 비처럼 슬프고 우울해보이는 아이였다.
호기심이였는지, 연민인였는지
아니면 운명같은 사랑이였는지...
나는 자석처럼 너에게로 끌렸다.
그렇게 멍하니 비가 내리는 창 밖을 보면서
너는 알 수 없는 표정을 짓곤했지.
내리는 빗물처럼 울고 있었을까.
알 수 없는 슬픔을 씻겨내리고 있었을까.
알고 싶었다. 이해하고 싶었다.
그러나 알게되면 널 더이상 볼 수 없게 될까봐
그저 바라만 보기로 했다.
그냥 너의 그런 얼굴이 좋았다.
그저 좋았다.
덜컹거리는 버스에 몸이 흔들리며
너와 맞닿은 느낌이 좋았다.
그러다 나를 보고 빙긋이 웃어주는
네모습이 좋았다. 정말 좋았다.
운명같은... 사랑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