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012.06.12.

by Flywan

아파트 살 때 가장 힘들었던건

아이와 함께 놀이터에 갈 때였어.

형제없이 혼자 크는 녀석이

또래친구하나 없이 혼자 발발거리며

여기저기 돌아다닐 때

곁에서 참 안쓰럽더라구.

게다가 거칠게 노는 형들 사이에

이리저리 채이는 모습도 그렇고.

부모가 된 입장에서 다들 그렇겠지만

아이가 즐겁고 행복한 얼굴을

많이 보고 싶었어.


그런 것들이 쌓여

지금의 양평생활이 시작된 거지.

감사하게도 아이는 이 곳에서

많은 친구들과 형 누나들을 만났고

늘 밝고 건강한 웃음 속에서 행복해하는 것 같다.


그래서 참 잘했구나. 다행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

그게 내가 이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뒷바라지라고 생각이 들어.

그것은 이 곳에 오면서 들었던

약간의 후회와 모든 불편함을

상쇄시키고도 남음이 있지.

집이란게 이렇게 놀라운 힘이 있는지

살면서 깨닫게 된다.




이레재 이야기라는 글을 쓰면서

마지막에 내 스스로에게 물었던 질문이 있어.


나는 지금 행복한가

원하고 바라던 것들을 이루었는가


그리고 이렇게 대답했지.


행복합니다.

행복해 하는 아내가,

행복해 하는 아이가 있기에

그것이 내가 이 곳 시골 양평까지 이사오면서

이루고 싶었던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나 또한 행복합니다.


아마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싶어.

keyword
작가의 이전글2017.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