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살 때 가장 힘들었던건
아이와 함께 놀이터에 갈 때였어.
형제없이 혼자 크는 녀석이
또래친구하나 없이 혼자 발발거리며
여기저기 돌아다닐 때
곁에서 참 안쓰럽더라구.
게다가 거칠게 노는 형들 사이에
이리저리 채이는 모습도 그렇고.
부모가 된 입장에서 다들 그렇겠지만
아이가 즐겁고 행복한 얼굴을
많이 보고 싶었어.
그런 것들이 쌓여
지금의 양평생활이 시작된 거지.
감사하게도 아이는 이 곳에서
많은 친구들과 형 누나들을 만났고
늘 밝고 건강한 웃음 속에서 행복해하는 것 같다.
그래서 참 잘했구나. 다행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
그게 내가 이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뒷바라지라고 생각이 들어.
그것은 이 곳에 오면서 들었던
약간의 후회와 모든 불편함을
상쇄시키고도 남음이 있지.
집이란게 이렇게 놀라운 힘이 있는지
살면서 깨닫게 된다.
이레재 이야기라는 글을 쓰면서
마지막에 내 스스로에게 물었던 질문이 있어.
나는 지금 행복한가
원하고 바라던 것들을 이루었는가
그리고 이렇게 대답했지.
행복합니다.
행복해 하는 아내가,
행복해 하는 아이가 있기에
그것이 내가 이 곳 시골 양평까지 이사오면서
이루고 싶었던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나 또한 행복합니다.
아마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