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번째 이야기
삶이란 참 재미있다. 내가 가진 하나의 장기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삶을 만나는 것에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대표하여 앞에 나가는 것도, 그런 자리에서 말을 하거나 마이크를 잡는 것에 주저함이 없는 것은 내가 가진 특징 중의 하나일 것이다. 한없이 수줍음이 많을 때도 있었으나, 40이 되어서 나의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니 인생에 있어 절반에 가까운 시간은 외향적인 모습에 가깝게 살아왔던 것 같다. 이러한 나는 사실, 작은 것에 감동하고 예민하며 세심한 면이 많다. 주위 사람들의 말 한마디, 공간에 느껴지는 분위기에 반응하며 그 속에서 주위를 살피는 것에 능하다. 어느 때에는 오만하지만, 어느 때에는 한없이 겸손하다. 나서야 할 때는 나가지만, 그러지 않아야 할 때는 한없이 뒤에 물러나 있는 것을 즐긴다.
무슨 일을 해야 하나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오고 있다. 나는 계속해서 글을 읽고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것에 익숙한 삶을 살아왔다. 그러한 습관 덕에 다양한 지식을 넓게 알고 있는 듯 하지만, 들여다보면 깊이 있는 지식은 많이 가지고 있지 않다. 지금까지의 삶의 모습이 나의 외연을 넓히는 방향이었다면, 앞으로는 깊이 있는 응축을 통한 질적 향상을 꾀해보고 싶다. 그 과정에서 나의 글과 나의 달리기는 계속될 터이고, 내가 읽어내는 글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나를 만들어갈 테지.
최근 들어, 나는 부산을 떠나 다른 도시에 머무르며 그곳의 풍경과 공기를 경험하였다. 나가야 느껴지는 것일까? 부산으로 돌아오는 무궁화열차 안이 참으로 따시면서도, 졸리웁다. 오늘은 아내와 함께 따뜻하게 늦은 저녁을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