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가지
얼마 전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다 SNS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내가 SNS 활동을 아예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동료가
"왜 하지 않냐, 눈팅도 하지 않냐, 친구들하고 연락은 어떻게 하냐, 인간관계가 좁아지지 않냐" 등등
신기하다는 듯 여러 질문들을 하였다.
이러한 질문들을 받고 나니,
’ 난 왜 SNS를 안 하게 됐지?‘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보게 됐다.
약 3-4년 전? 대략적으로 5년 가까이 SNS를 하지 않았다.
지금 현재 내 휴대폰엔 그 흔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어떠한 SNS 관련 앱도 설치되어있지 않다.
뭐 특별한 이유나 사상이 있어서는 아니다.
첫 시작은 단순히 남들 시선을 너무 의식하게 되어서였던 것 같고
나중엔 SNS를 보고 이것저것 여러 자극을 받는
나 스스로의 모습이 싫어서였던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SNS와 같은 공간에선
나의 즐거운 모습, 특별한 모습을 남기곤 한다.
그걸 분별없이 소비하는 입장에서의 난,
한편으론 무의식적으로 그걸 부러워하거나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낄 때도 많았던 기억이다.
어느 순간부턴 그런 기분을 느낄 것을 알면서도
여전히 손가락을 움직여
이름 모를 타인의 화려한 생활을 동경하기 바빴고
그 반복된 패턴에 피로감이 심하게 느껴졌다.
물론 SNS의 순기능도 많다는 것을
SNS의 부재에서 가끔 느끼곤 한다.
주로 인간관계의 영역일 때가 많다.
내게 누군가가 나와 연락할 수 있는 수단은
번호를 알지 못한다는 가정하에 카톡정도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 번호가 없으면 카톡 연락처는 보통 알 수 없기에
사실상 번호를 모르면 연락을 못한다는 이야기이다.
그에 따라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친구나 지인들이
우연하게 내 사진이나 친구의 친구를 타고 들어와
나와 연락이 닿을 일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차피 닿을 인연은 어떻게든 닿는다고 생각하기에
크게 불편함으로 다가오진 않는 부분이다.
또 누군가는 요즘 시대엔 SNS가 디지털 여권이라고 표현할 정도이던데
난 그 여권이 없는 셈이다.
새로 알게 되는 사람들끼리도
서로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먼저 묻는 문화에서
가끔 내게 아이디를 묻는 사람들에게
나는 아이디가 없고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꼭 거절처럼 들리는 현상도 사실 꽤나 불편한 상황을 만들곤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앞으로도 소셜 서비스를 이용할 생각이 없다.
사회적 이슈나 다른 문제들보다
그걸 보고 있는 내 모습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이나 영상을 올려 사람들과 공유하고
그로 인해 느껴지는 유대감이나 주목받는 기분도 좋을 수 있지만
난 그것을 올리고 공유할 시간에 조금 더 그 시간 자체에 집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