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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와와입니다 Sep 17. 2024

추락 중의 풍경 6

추락 중의 풍경 6


오늘은 추석이다.

올해는 본가를 찾아뵐 수가 없었다.

집이 어디로 이사 간 건지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어머님께서도 미안하셨는지 찾아오는 걸 약간은 꺼리시는 느낌이었다. 물론 내가 주소를 여쭤보고 더 찾아뵙고 어머니를 위로해드려야 한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무엇 때문인지 내 머릿속에서 무의식 중 집을 방문하는 것을 피하고 있는 듯하다. 

아마 두려워서일 걸로 생각한다. 사실 어머니와의 짧은 통화도 지금은 약간 버겁다. 

끊고 나서 한참을 뒤숭숭한 것을 생각해 보면 직접 찾아가 어머니를 뵙는 것이 당연하고 도리인걸 알면서도 나 스스로 피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기분이 썩 좋진 않다. 죄책감은 물론이고 혼자 있으면서의 외로움이나 고독함이 몰려온다. 

이전 글에서 주말에 힘든 기분이 드는 것과 비슷하게도 멈춘 시간의 나날들이 쌓여가는 기분이다. 

어두컴컴하게 불도 켜지 않고 누워있는 내 침대 위에서의 시간이 멈춘 듯 한 나날들이 얼마나 쌓여야 내 시간은 흐르기 시작할까.

조금은 앞이 보이는 듯하면서도 한 치 앞도 흐릿한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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