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혹은 아빠
어느 날, 아이가 물었다.
"다른 엄마들 보니까 남편을 오빠라고 불러요. 왜 그렇게 부르는 거예요?"
"자기 보다 나이가 많으니까 그런 거겠지?"
"그런데 엄마는 왜 아빠한테 오빠라고 안 해요?"
"엄마는 외삼촌한테도 오빠라고 안 불러."
그제야 아이는 '그랬었나...?'라는 표정으로 나를 본다.
"굳이 안 불러도 되니까."
말은 이렇게 했지만,
사실 나는 '오빠'라는 단어가 주는 간지러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남편과 연애할 때도 딱히 어떤 호칭을 붙여서 부른 적이 없던 것 같다.
문득, 궁금해졌다.
"근데, 엄마가 아빠 부를 때 뭐라고 하니?"
나는 그를 부를 때 뭐라고 할까?
"엄마는 '아빠'라고 불러요."
그건 '오빠'보다 조금 더 충격적이었다.
나도 모르게 그를 부를 때 '아빠'라고 부르고 있었다!
결혼 전에, 자기 남편을 보고 '아빠'라고 부르는 사람들을 보면, 왜 자기 아빠를 두고 남편을 '아빠'라고 부르지? 싶은 생각을 했었는데, 내가 그러고 있었다니.
"엄마는 왜 아빠를 '아빠'라고 불러요?"
"00 아빠의 00을 생략한 거야."
둘러댄다.
나도 모르겠다. 왜 그렇게 부르는지.
오빠보다는 덜 간지러워서 그런가 보다.
아마도.
<이미지출처-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