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밖으로 나가지 않고 지낸 지 일주일이다.
간간이 아이 학원 때문에 나간 것 외에는 하루종일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생활.
지루하지 않고, 온전한 나만의 시간.
문득문득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글만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도 없이 혼자 있는 시간, 글을 쓸 수 있는 그 시간이 아까워서 밥 먹는 것도 귀찮았다.
혼자 깨어 있는 늦은 시간이 소중해서 자는 것도 아까웠다.
그래서 생활이 엉망이 되어갔다.
집안일은 쌓이고 수면부족이 되었고 식생활도 망가졌다.
허무맹랑한 글을 쓰면서 혼자 울고, 가라앉았다.
자기가 쓴 글을 보면서 우는 건, 정상일까?
예전에 교육원 선생님이 자기 글에 너무 빠져서 울고 그러지 말라고 했던 것 같은데.
모르겠다. 너무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모처럼 세 식구가 함께 저녁을 먹었다.
몸에 안 좋다는 걸 알면서도 소시지를 볶았다.
달리 할만한 게 없었다.
찌개를 끓이고 계란말이를 하고 소시지를 볶으면서 생각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글만 쓰면 좋겠다.
쓰다가 피곤하면 잠깐 자고, 노래도 흥얼거려 보고 그렇게 집에만 있으면 좋겠다.
그래도 나랑 애 생각도 해 줘.
남편이 말했다.
하루종일 집에만 있던 나에게 자꾸만 나가자고 한다.
결국, 저녁 8시에 나는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우리는 집 근처 스벅으로 향했다.
나 오늘, 또 울었어.
커피를 마시면서 말했다.
왜?
남편이 물었다.
글 쓰다가, 너무 슬퍼서.
그런 내가 우스웠다.
그렇게 감정이입해서 쓰는 건 좋은 거지.
남편이 말했다.
그런가?
나는 또 커피를 마셨다.
다시, 밤길을 걸으면서 생각했다.
나를 혼자 내버려 두지 않는 일상이 나를 지탱해주고 있다.
그래서 글도 쓰고, 노래도 흥얼거릴 수 있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