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살아있는 캐릭터 만들기 / 안젤라 애커만, 베카 푸글리시 지음
매일 연재를 하다 보니 표현력의 한계에 부딪혔다.
내 어휘력이 이렇게 별 볼 일 없었나 싶은 생각도 든다.
허구한 날 눈빛이 흔들리고, 냉소를 머금고 입가가 비틀리는 그 정도의 표현밖에는 할 수 없는.
문득 책장에 고이 모셔두었던 책이 생각났다.
<인간의 130가지 감정표현법>
지금 나의 주인공은 완전 겁에 질린 상태다.
음... 이럴 땐 어떻게 표현할까.
숨도 쉴 수 없을 만큼
핏기 없이 창백해진
확장된 동공
얼음처럼 굳어버린
이런 거 말고 뭐 없을까.
나는 책을 펼쳤다.
-눈을 크게 뜨면서 흰자위를 내보인다.
음... 주인공이 이러면 멋이 없을 것 같은데.
눈꺼풀을 질끈 닫는다.
목에 핏대가 솟는다.
울음을 터뜨린다.
자신의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을 빨아들이겠다는 듯 쏘아본다.
-p.152
음... 그래. 눈꺼풀을 질끈 닫는다와 목에 핏대가 솟는다라는 표현이 괜찮을 것 같네.
그는 질끈 두 눈을 감았다. 그의 목에 핏대가 솟아났다.
... 음, 아니야.
질끈 두 눈을 감은 그의 목에 핏대가 솟았다.
... 음, 이것도 아니야.
겁에 질린 게 아니라 화를 삭이고 있는 느낌이 들잖아.
나는 다음에 이어질 상황들을 생각했다.
이제 막 설레고 행복한 순간은 끝났어.
너는 이제 겁에 질려 매일 밤 악몽을 꾸게 될 거야.
나는 잔인한 미소를 지으면서 어떤 시련을 선사할까 고민한다.
나의 주인공들은 다음과 같은 생체반응을 보이겠지.
심장이 벌떡거리고 저릿저릿하다.
혈압상승.
욕지기.
현기증.
어질어질해서 금세라도 쓰러질 것만 같은 느낌, 등등.
-p.153
하지만 꿋꿋하게 버텨주길 바란다.
그 시련의 끝엔 아주 달콤한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
그때가 되면 너의 달뜬 얼굴엔 미소가 떠나지 않겠지.
생기가 너울거리며 환히 빛나는 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