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못하겠다."
세 번째 연재를 시작하고 나서, 매일 입버릇처럼 나오는 말이다.
"엄마는 말은 저렇게 하면서 맨날 쓰긴 써. 그치?"
아이를 보면서 남편이 말한다.
맞다. 나는 매일 쓰긴 쓴다.
머리 좋은 친구들이 몇 시간만 공부하면 백점 맞는 시험을 나는 하루종일 공부해도 안 되는 그런 기분으로 매일 쓴다.
새벽에 썼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읽어보면 도저히 안될 것 같아 다시 쓰고 또 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내가 좋아서 하는 건데도 한숨이 절로 나온다.
사실은 겁이 나서 그렇다.
나는 요즘 조회수와 별점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쫄보 같으니라고.
그냥 생각한 대로, 쓰고 싶은 대로 써!
지금 주인공을 진흙구덩이 속에 밀어 넣고 데굴데굴 굴리고 싶잖아.
막 서로 오해하게 만들어서 가슴 찢어지게 만들고 싶잖아.
그럼 그렇게 해.
그런데 잘 모르겠어.
어떻게 굴려야 만신창이가 될까.
어떤 오해를 만들어야 가슴이 찢어질까.
나는 시들시들해진 얼굴로 노트북 앞에 앉는다.
텅 빈 모니터를 보며 생각한다.
두 번 다시 무작정 지르지 않겠다고.
<이미지 출처-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