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아빠
요즘 극성스러운 대치동 엄마들을 풍자한 한 동영상이 인기다.
하도 이런저런 말이 많길래 한 번 찾아봤다.
이수지라는 사람도 그래서 알게 됐다.
정말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구나.
관찰력이 뛰어나고 포인트를 잘 잡아내는구나 싶었다.
나도 보면서 피식피식 웃었다.
나는 대치동에 사는 대치맘은 아니지만.
영상 속 모습이 비단 그 동네만의 모습은 아니기에.
정말로 저런 엄마 몇몇을 겪어본 적 있기 때문에 확 와닿았다.
언젠가 남편에게 그런 말을 한 적 있다.
요즘 애들 짠하긴 한 거 같아.
대학 가기가 왜 이렇게 힘들어?
예전에도 명문대 가는 건 어려웠어.
아, 그렇지.
나는 금세 고개를 끄덕였다.
대치동.
뭐만 하면 대치동.
학원 설명회를 가도 꼭 언급되는 대치동.
그러고 보니 내게도 한 권 있다.
<대치동 최상위권 공부의 비밀>이라는 책이.
이 책을 5년 전에 샀으니, 나도 참 극성이었나 보다.
휘리릭 책을 넘겨본다.
책이...
깨끗하다.
목차를 훑어본다.
7장 아빠가 나서라 297페이지.
나는 앞부분을 건너뛰고 바로 297페이지를 편다.
중요한 건 부모, 그중에서도 아빠다.
아이의 사회적 성공은 아빠가 결정한다.
아빠가 함께 식사하라.
극성 아빠는 왜 필요한가?
대치동 최상위권 학생의 공부에는 아빠가 개입한다.
굵직한 글자로 쓴 소제목만을 읽는다.
중요한 사실은, 내가 읽고 싶은 것만 읽고 있다는 것이다.
이봐, 아빠가 중요하다잖아.
난 뒤로 빠져있을게.
이렇게 내 맘 편한 대로 해석하면서.
언젠가는 대치아빠들에 대한 동영상도 만들어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