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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자

세 번째 무연소설

by 차분한 초록색

세 번째 무료 연재소설이 결말을 향해 가고 있다.


언젠가 달린 댓글 하나.

제발 행복 좀 하자.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일단 나쁜 놈들부터 좀 치워버리고요.

나는 속으로 대답했다.


어느덧 이야기 속 나쁜 놈들은 다 정리가 됐고, 추악한 진실도 다 밝혀졌다.



자, 이제 주인공은 행복합니다.

행복한 모습을 몽타주 형식으로 짤막짤막하게 이어 붙였다.

그리고 끝!


지난번에 이렇게 했다가 충격과 공포의 8점을 받았다.

누군가 그랬다.

별점 8점을 받으면 진지하게 고민해 보라고.

그건 본인의 글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거니까.


그렇게 4개월간 썼던 글에서 마지막에 별점 8점을 받았다.


대체 왜?

나는 나름 만족스럽게 쓴 나의 마지막화가 이렇게 처참하게 밟힐 줄 몰랐다.


-두 사람의 행복한 모습을 더 보고 싶어요.

-이렇게 끝나다니...


댓글을 읽고 나는 깨달았다.


... 그래서 공주는 왕자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고 끝나는 글을 보고 싶은 게 아니라는 걸.


공주가 왕자와 결혼해서 어떻게 행복하게 사는지 까지 다 보고 싶어 한다는 걸.



누군가 또 그랬다.

무연에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는 거지.

욕먹으면 어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또다시 반복하고 싶지는 않다.


이제는 점점 더 행복해지는 모습을 그려볼 생각이다.


-제발, 행복 좀 하자.


오래 기다리셨죠.

네, 이제 행복해질 일만 남았습니다.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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