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d Row
4번째 소설을 쓰기 시작했을 때 하루 종일 듣던 노래는 드라마 약한 영웅 시즌1의 OST에 있던
<Homesick>과 <Self>
이 두 곡이었다.
내 더러운 몸을 불려 물에 담갔지
...
지친 얼굴은 또 잿빛
까먹어버린 너의 생일
늦어서 미안해
돌아갈 때인지 꽤나 고민했어
...
듣고 싶어 너의 뒷얘길
개처럼 굴러서 결국에 거머쥔...
(Homesick 가사 중 일부)
이 노랫말에 가슴이 울렁거렸다.
시즌2를 몰아보면서 남자 주인공이 저런 캐릭터면 멋있겠네, 하는 생각도 했다.
그렇게 시작된 새로운 이야기는 투고 분량 이후로는 꽉 막혀서 썼다 지우기를 수차례 반복했고,
어느 순간 엔딩곡은 Green Day의 <Last Night On Earth>로 정해졌다.
개처럼 굴렀지만 결국은 해피엔딩.
I'm sending all my love to you.
하지만.
언제부터였을까.
이 노래들은 더 이상 내 귀에 들어오지 않고,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던 나의 글은 길을 잃고 말았다.
하릴없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책을 잡았다 놓고,
푹푹 찌는 더위에 도서관을 다녀오고 장을 보고, 어디 나가지도 않으면서 화장을 했다.
띠링-
친구가 보낸 동영상 수신음.
-넌 어떻게 생각해?
동영상을 클릭했다.
아...
나는 세상이 정말 많이 변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건장하고 어린 남자들이 튜튜스커트를 걸치고 걸그룹처럼 춤을 추며 노래를 하고 있었다.
댓글을 보니 호평이 많았고, 비난의 댓글엔 꼰대라는 식의 대댓글이 달려있었다.
사람 모두 제각각이구나.
갑자기 어린 시절 듣던 애절한 락발라드가 듣고 싶어졌다.
제일 먼저 떠오른 건 Skid Row였다.
그 시절의 세바스찬 바하는 여자처럼 곱상하니 예쁜 얼굴로 허리까지 내려오는 치렁치렁한 금발을 휘날리며
노래를 불렀고.
Guns N'Roses의 슬래시는 담배를 입에 물고 기타를 쳤었지.
오랜만에 옛 락스타들의 노래에 빠져 있는 사이,
이거 뭐야.
가사가 완전 남자 주인공의 서사와 딱이잖아.
막다른 골목에서 우왕좌왕하던 글이 조금씩 길을 찾아가고,
스키드 로우의 I remember you가 무한 반복 되기 시작했다.
'Cause you'll always be my dream come true
Oh my darling, I LOVE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