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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없는 급식

맛의 기준은 무엇일까.

by 차분한 초록색

지난번 대의원회의에서 학교 급식이 너무 맛이 없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그동안 간간이 들려오던 말이긴 했지만,

어떻게 급식이 매번 맛이 있을 수 있나 싶었다.

그래도 의견이 나온 이상 묵과할 수 없기에 모니터링 요청 후 실사를 나갔다.

영양사 선생님의 설명 아래 임원 학부모 세 명이 시식을 했다.

시식 전에는 조리시설을 둘러보고 식사 후에는 아이들이 직접 배식을 받고

식사를 하고 퇴식하는 것까지 모두 다 지켜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맛이 없지 않다.

대체로 심심한 맛이었다.

이는 염도 때문이라고 했다.

(정해진 염도가 있어서 그 기준을 지켜서 조리한다는 설명)

당연하다.

학교 급식이지 않은가.

그렇지 않아도 자극적인 음식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맛이 있을 리 없다.

학교에서만이라도 덜 자극적인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걸로 계속 맛이 없다고 뭐라고 하면...


그 맛없다는 급식을 맛있게 먹는 아이들의 모습.

추가배식해 가는 모습등을 보았다.

물론 거의 다 남기는 아이도, 싫은 건 처음부터 아예 받지 않는 아이도 있었다.

누구한테 뭘 어떻게 맞춰야 할까?

급식교육이 절실하다는 생각만 강해졌다.

학교에서만이라도 평소 먹지 않던 음식을 한 조각이라도 먹어보는 건 어떨까.

집에서 해야 할 교육이다.

(학교에서 하면 억지로 먹인다고 분명 또 뭐라고 할 테니까)

급식에서 나오는 건 맛이 없고 먹기 싫어도 한 입만 먹어보라고 집에서 얘기 좀 해줬으면 좋겠다.

어디 가서 이런 말 하면 꼰대라고 욕먹으려나.

요즘 세상에 먹기 싫으면 안 먹으면 그만이지.

먹을 게 넘쳐나는 시대인데.

먹을 게 넘쳐나기는 하지.

먹으면서 죄책감 들게 하는 음식들

이런 걸 먹여도 되나 싶은 음식들.


애초에 '맛이 없다'라는 게, 그러니 실사를 요청한다는 게 뭐랄까 좀 민망했다.

너무나 주관적이지 않은가.


답변은 뻔하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염도를 낮춘 방법으로 조리하기 때문에

맛이 없다고 느낄 수 있지만, 개인적 차를 고려했을 때 맛은 괜찮았음.

아이들도 대체적으로 잘 먹었음.


그리고 첨부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급식 설문조사 자료.

(대체적으로 높은 점수였음)


끝.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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