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펜 선생님

1차 교정

by 차분한 초록색

어제 오후, 출판사로부터 1차 교정고가 도착했다.

분명 보내기 전에 띄어쓰기, 맞춤법, 오타 등 여러 번 확인했는데.

세상에나, 뭐가 이렇게 틀린 게 많은지.

쭉쭉 스크롤을 내리면서 표시된 부분들을 본다.

마치 빨간펜 선생님이 채점해 준 시험지 같다.

(한글 파일의 빨간 밑줄만 믿어서는 안 되는 모양이다)


보면서 한 가지 깨달은 점은,

역시나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하면 안 된다는 것.


너무 반복이 잦은가.

회상이 너무 긴가.

시점 변환이 자연스러운가.

악역들의 서사가 너무 긴 건 아닐까.


쓰면서 스스로 의심했던 부분들이 죄다 걸려들었다.


또한 어느 정도 선까지 허용가능한가에 대한 의구심도 풀렸다.

생각보다 폭력성이나 선정성에 대한 잣대가 엄격했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싶었던 부분들이 모조리 가위질로 싹둑싹둑 잘릴 판이다.

하지만 엄격한 기준에 되려 안도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 이런 유해성은 막아야지.

(영화나 일반 소설보다 의외로 웹소설에 더 엄격하구나 싶었다)


전문가의 꼼꼼한 리뷰를 받아보니 그동안 벽 보고 쓴 보람이 있다.

이래서 사람들이 교정교열 세심하게 잘해주는 출판사와 일하라고 하는구나 싶었다.



닷새를 감기로 누워있었다.

오늘 아침, 감기약 먹으면 졸린데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잠시 갈등했다.

갈등은 길지 않았다.

나의 집중력과 너의 약발.

둘 중에 누가 이기나 해보자.

알약을 삼키며 오기를 부려본다.

그런데...

꽤 강한 상대다.

눈꺼풀이 무거워져 온다.

후훗.

내가 질 줄 알고.

zzz....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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