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10대

by 차분한 초록색

요즘 나와 아이는 서로의 음악을 공유한다.

아이는 다소 일방적이었던 나의 취향에서 벗어나 이제 본인만의 음악을 찾아 듣기 시작했다.


제니 (가장 좋아한다)

로제

우기(YUQI)

BABYMONSTER

에스파 (제일 처음 좋아했던 아이돌)

아이들

tuki (새로 듣기 시작한 일본 여가수)


외에도 다양한 (내가 모르는) 가수들의 노래를 듣고, 곧 잘 따라 부르기도 한다.

주로 차 안에서 듣다 보니 나도 이제 웬만큼은 귀에 익었다.

블랙핑크의 노래를 들으면서 어느 파트가 누구인지, 목소리 구분도 조금은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헷갈린다)


자, 이제 엄마 노래 들을 차례야.


텅 빈 거리에서

내 사랑 내 곁에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겨울바다

비 오는 날의 수채화... 등등


딱 네 나이 때 엄마가 듣던 노래들이야.


동그란 눈을 깜빡이며 아이가 물었다.


"엄마는 대체 어떤 10대를 보낸 거예요?"

"......"

"엄마 친구들도 다 이런 거 들었어요?"

"음, 몰라."

"그럼?"

"뉴 키즈 온 더 블록인가?"

"아, 그 스텝 바이 스텝?"

"응."

"와아, 진짜."


아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하지만 오랜만에 감성 충만해진 나는 그날 이후 계속 그 시절 노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떨리는 수화기를 들고 너를 사랑해

눈물을 흘리며 말해도

아무도 대답하지 않고

야윈 두 손에 외로운 동전 두 개뿐...

-공일오비 / 텅 빈 거리에서-


가사에 왜 동전 두 개가 나오는지 알아?

옛날엔 말이야... 블라블라...



그러게.

너의 10대와 나의 10대.

뭐가 달라진 걸까.

달라지지 않은 건 뭘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