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by 차분한 초록색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이곳, 브런치에 글을 쓸 거라고 다짐한 지 2년이 되어간다.

스스로와 했던 약속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잘 지켜오고 있다.

대부분은 뭘 써야 할지 몰라서 신변잡기를 늘어놓을 뿐이었지만.

그런데 오늘따라 정말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


하늘은 안개가 낀 듯 뿌옇다.

미세먼지일까.


창밖만 우두커니 보고 있다.

이제 나가야 하는데...

세수도 하지 않고 앉아만 있다.

오늘 하루 안 쓴다고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을 텐데.

애초에 매주 목, 금에 글을 쓰는 거 자체도 아무도 모를 텐데.


하지만

내가 알잖아.

내가 나랑 한 약속이잖아.

그래서 어떤 날은 아침 일찍 전철 안에서도 쓰고 그랬잖아.


그런데 정말 오늘은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

30분이 넘게 노트북 앞에 앉아만 있었다.

그러다 결국은 뭘 써야 할지 모르겠는 마음을 적는다.


하늘이 하얗다.

안개일까. 먼지일까.

먼지겠지.


나의 마음도 잔뜩 먼지가 끼었나 보다.

눈앞의 모든 것이 흐릿하다.

머릿속도 마찬가지.


이제 곧 나가서 커피를 마실 거면서

참을성 없이 커피를 마신다.

오늘은 커피 말고 다른 걸 주문해 볼까.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메뉴판을 보며 망설이다가 결국은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게 될 거라는 걸.


누구와도 하지 않은, 아무도 모르는 약속을 지켜보겠다고 주절주절 말이 많다.

어쨌든

나, 약속 지켰다.


흐음...

그런데 마음에 뿌옇게 먼지가 낀 것처럼 개운하지가 않네.

또르륵.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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