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으로 전진

by 차분한 초록색

오늘로 사흘째다.

13화에서 막힌 이야기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처음부터 잘못된 설정이었을까.

아니면 내가 너무 현실고증에 목을 매고 있는 걸까.


연휴의 시작이다.

해서, 매일 아침 울리는 알람을 껐다.

그랬는데...

빗소리에 잠에서 깼다.

아... 비가 내리네.

글쓰기 좋은 날이다.

오늘은 기필코 13화를 넘어 14, 15화로 가야 해.

전진해야 돼.

눈을 감은 채 생각했다.

생각만 하면서 꼼지락댄다.



00아, 너 이제 뭐 할 거니?

00이 넌 뭐 할 거야?

어? 너희들 이제 앞으로 뭐 어떻게 할 거냐고!


팔짱을 낀 채, 주인공들을 다그친다.


오늘은 어떻게든, 멱살을 잡아서라도 끌고 나가야지.

더는 못 기다려.


나는 씩씩대며 일어났다.


하지만 나의 주인공들은 여전히 비 내리는 길목에서 서성거릴 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비가 그치면 나아지려나.


다시 눈을 감았다.

글쓰기 좋은 날이고 뭐고, 잠이나 더 자야겠다.

하지만 계속되는 빗소리가 나를 다그친다.

내리는 비에 멱살 잡혀 일어나 앉았다.

졸음이 묻어나는 눈으로 멍하니 모니터를 본다.

빗소리가 나를 채근한다.


비가 조금씩 잦아들고 있다.

조급하다.

나는 우산도 없이 빗속으로 뛰어들었다.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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