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싶지 않을 때에도 일한다는 생각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하기 싫을 때에도 일을 해낼 수 있어야 전문가 대열에 합류할 수 있습니다.
하고 싶지 않다는 감정에 휘둘리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지금 하는 게 취미가 아닌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디서 읽은 글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다이어리에 적어 둔 이 글귀가 늘 내 등을 떠민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커피 한 잔 내려서는 12시까지 꼬박 8시간을 앉아서 글을 쓴대. 매일 일정한 분량의 글을 어떻게든 쓴대. 아무리 쓰기 싫어도 어떻게든 쓰고, 술술 잘 써지는 날도 거기서 딱 멈추고. 엄마는 하루키 글을 다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작가로서의 그런 생활은 너무 멋지고 훌륭한 거 같아."
어느 날인가 나는 밥을 먹으면서 자조 섞인 목소리로 아이에게 말했다.
"하루키는 설거지도 안 하고 밥도 안 하잖아요."
"아니야. 그 사람이 쓴 에세이 읽어보면 요리도 잘하고, 살림도 직접 하는 거 같아."
"그래도 엄마처럼 바쁘진 않을 거야."
사실, 난 전혀 바쁜 사람이 아닌데. 아이의 눈에는 그렇게 비치나 보다.
나는 묵묵히 밥을 먹었다.
"자기는 지금 투잡 하는 거랑 같은 거지."
옆에서 남편이 거들었다.
"집안 일 하면서 애도 돌보고 나도 챙기고 글도 쓰는 거니까."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언제부턴가 애는 스스로 자기 일을 해나가고 있다.
준비물도 알아서 챙기고, 숙제도 알아서 한다.
남편은...
원래부터 내가 뭐 챙겨준 게 없다.
집안일은 문명의 힘을 빌려 최소한으로만 하고.
식사는 몇몇 개의 메뉴로 돌려 막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내가 뭐가 바쁘다고. 뭐가 힘들다고.
게을러빠진 탓이지.
나는 또 스스로를 책망하며 자리에 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