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지망생

by 차분한 초록색

처음 브런치를 시작할 때, 작가소개글에 쓴 나의 정체성은 작가지망생이었다.

작가지망생, 주부, 그리고 학생

당시 나는 14년 차 주부이자 14년째 대학원 졸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학생이고 입으로만 글을 쓰겠다고 떠들어대는 작가 지망생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16년 차 주부이자 16년째 졸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학생이고 제법 꾸준히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이다.


'지망생'이라는 꼬리표는 언제쯤 뗄 수 있을까.


나의 기준은 명확했다.

내가 쓴 글로 돈을 벌 수 있다면. 그때가 바로 저 꼬리표를 떼내는 때라고.


그리고 어제

선인세가 입금되었다.

겨우?라고 말할만한 적은 금액이지만 13년 만에 나 스스로 번 돈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글을 써서 받은 돈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작가'라고 불리는 게 어색하다.

메일에서 혹은 댓글에서 '작가님'이라고 불리면 좋으면서도 낯간지럽다.


'지망생'이라는 꼬리표는 언제쯤 뗄 수 있을까.

이제 떼도 되는 건가.

너무 섣부른 건 아닐까.


나의 기준이 흔들린다.

이럴 줄 알았으면 금액까지 정해둘 걸 그랬나.

내가 쓴 글로 000원 이상을 벌면 그때가 바로 '지망생'이라는 꼬리표를 떼내는 때라고.

그럼 돈을 못 벌면 작가가 아닌 건가.

모르겠다.

나는 왜 스스로 당당해지지 못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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