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뒤늦은 새해

by 차분한 초록색

그저 보통의 날이었다면 아침 8시 30분 즈음 커피 한 잔과 함께 자리에 앉아 브런치에 글을 썼겠지만.

오늘은 (이제 자정이 넘어 어제인 건가) 1월 1일.

해가 바뀌었다.

예년과는 달리 나는 별다른 준비 없이 새해를 맞았다.

2026년 다이어리는 아직 뜯지도 않은 채 책꽂이에 꽂혀있다.

2025년 탁상달력은 아직도 테이블 위에 버젓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아침은 느지막이 일어나 엄마네 집 냉장고에서 갖고 온 곰국에 떡국떡을 넣어 끓여 먹었다.

반찬은 엄마가 준 김치다.


언니가 전화를 했다.

만두를 빚어두었으니 먹으러 오라고 한다.

잠시 고민했다.

가고 싶은 마음과 그렇지 않은 마음이 슬며시 맞부딪혔지만.

어느 순간 우리는 언니네 집을 향해 가고 있었다.


커피를 마시고 만두를 먹고 이런저런 주전부리를 하다가 또 커피를 마시고.

집에 돌아온 나는 깜빡 잠이 들었다.

깨어나보니 11시가 넘은 시간.


해파리처럼 둥둥 바다 위를 표류하다 모래사장 위로 떠밀려 온 기분이다.


벌써 하루가 지나갔다.

1월 2일.


아니다.


이제 겨우 하루가 지나갔을 뿐이다.

1월 2일.


나의 새해는 1월 4일부터라고 하자.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저 하루이틀이 더 지나면 마음이 정돈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혹은

그때까지는 마음을 다잡자는 나름의 결의 같은 것일 뿐.


그냥 조금 늦게 시작하는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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