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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사카?

2023년 12월 오사카 여행

by 차분한 초록색

지난여름, 첫 오사카 여행에 대한 좋은 추억과 아쉬움 때문이었을까.

우리는 2023년 연말 여행지를 오사카로 정했다.

이게 단순히 여행을 다녀온 직후의 여행 후유증 같은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오사카의 매력에 빠진 탓인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둘 다 일지도 모르겠다.


주위에서는 오사카에서만 5박 6일을 묵었다고 하니 놀라는 눈치다.

게다가 겨울에 또 오사카를 간다고 하니 다들 의아한 표정이다.

내 주변 사람들에게 오사카는 그다지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곳은 아니다.

시끄럽고 볼 거 없는 곳. 교토와 고베를 함께 묶어서 가는 곳. 하루 이틀이면 충분한 곳.

그런 곳이다.

(나라는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나에게 오사카는 너무나 매력적인 곳이다.

이번에 오사카를 가봤으니 다음에는 다른 곳을 가봐야지,라고 생각하는 건 일종의 숙제 같은 기분이 든다.


사람들이 또 오사카? 거기 볼 게 뭐가 있어?라고 물으면 이상하게 의기소침해진다.

나는 서툰 변명을 해본다. 남들이 납득할만한 뻔한 이유들을 말해본다.


나는 대체 오사카의 어떤 점에 빠진 걸까. 오사카의 어떤 매력이 나를 사로잡은 것일까.

누군가 내게 또 오사카?라고 묻는다면 나는 뭐라고 대답하면 좋을까.


제목에 끌려 2007년에 사서 아직도 읽지 않은 책. 표지 사진은 내가 갖고 있는 오사카의 이미지를 너무 잘 담고 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본다.

지금 내가 사는 이곳에 여행을 왔다고 생각해 볼까.

그럼 일상으로 느끼며 그냥 지나치던 모든 것들이 새롭게 보일지도 모른다.

언제든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곳들을 이제 못 간다고 생각하면 특별해 질지도 모른다.


어쩌면 오사카도 그런 점 때문에 매력을 느끼는 건 아닐까.

예전, 그곳에서 지낼 때 해보지 못한 것들이 아쉬움이 되어 나를 잡아 두고 있는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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