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사랑

by 차분한 초록색

엄마가 없이 보내는 첫 설 연휴.

엄마가 없는 빈자리를 언니들이 채워준다.

만두도 빚어주고, 김치도 퍼주고.

나에겐 이모뻘인 언니들이 나를 챙겨준다.


엄마가 마흔이 넘어 낳은 나는 소위 말하는 늦둥이다.

요즘이야 마흔 넘어 임신, 출산을 하는 일이 그다지 놀랄만한 일은 아니지만.

사십여 년 전에는 흔치 않은 일이었으니.

나는 엄마의 부끄러움이었다.


엄마의 부끄러움...

하지만 비단 그것만은 아니었겠지.

엄마의 안타까움.

엄마의 걱정거리.

그리고

엄마의 사랑이기도 했겠지.


그래서였을까.

어젯밤 꿈에 엄마를 보았다.


그 꿈에서, 나는 엄마를 보았지만.

엄마는 나를 보지 못했고...

그래서 우리는 한 마디도 나누지 못했다.


엄마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왜 이렇게 오랜만에 왔냐는 누군가의 질문에 엄마는 대답했다,


"애 키우느라 힘들어서 못 왔지."


이미 늙어버린 엄마의 말에 누군가는 작게 웃었다.

"그 나이에 애를 키워?"...라고 말하면서.


나는 슬그머니 돌아섰고, 어렴풋이 잠에서 깨어나 생각했다.

이건 그냥 개꿈이야.


한참을 멀뚱멀뚱 누워있었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오늘, 엄마를 보러 다녀와야겠다.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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