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날의 미스터리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러 나가는 길.
우리는 함께 만개한 벚꽃을 보기로 했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생각하니 문득 한 권의 책이 떠오른다.
우타노 쇼고의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라는 제목의 미스터리 소설이다.
제목도 그렇고 책 표지 또한 미스터리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듯했지만, 미스터리 마니아들이 추천하는 책이기에 의심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왜인지 선뜻 손이 가지 않아 아직도 나는 이 책을 읽지 못했다.
재미와 스릴을 의심하지는 않지만, 읽지는 않는다.
작가의 다른 책은 읽었지만, 이 책은 읽지 않는다.
이거야말로 조금 시시껄렁한 미스터리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봄바람처럼 불어온다.
올봄, 벚꽃이 다 지기 전에 한번 읽어봐야지.
오랜 시간이 지난 어느 날, 아주 뜬금없이 떠오른 한 권의 책이 있다면 그건 이제야 비로소 그 책과 내가 만날 때가 되었다는 의미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