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

그리고 2024 파리 올림픽

by 차분한 초록색

이번 여름 방학 계획은 사실 별다른 게 없었다.

그저 학원 숙제나 밀리지 않고 잘해가고 일찍 일어나고 일찍 일어나는 것.

이 두 가지만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올림픽이라는 복병이 숨어있었다.



아이는 방학을 하자마자 개막식을 보겠다며 새벽 2시 30분에 알람을 맞춘다.

나는 말도 안 되는 짓 하지 말라며 잔소리를 했다.

시무룩해진 아이와 잠자리에 들던 나는 문득 어쩌면 이번 올림픽 개막식이 아이와 함께 볼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올림픽 때는 수험생이니 볼 시간이 없을 테고, 다다음 올림픽부터는 집에 붙어있는 날도 거의 없겠지,라는 생각.


나는 깨워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시무룩해졌던 아이는 꼭 깨워달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잠이 든다.


우리는 새벽 4시에 일어나 (두시 반에 일어나는 건 실패했지만) 셋이 함께 파리 올림픽 개막식을 본다.

올림픽 개막식을 보기 위해 새벽에 일어난 건 살면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여름방학의 첫 포문을 올림픽과 함께 열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라는 여름방학 계획은 시작부터 차질을 빚었지만 대신 우리는 또 하나의 추억을 쌓아가고 있었다.



<이미지 출처-야후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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