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모자람은 무엇입니까

by elliott



시작하기도 전에 시작할 수 없다는 생각이 아픕니다. 무모함과 어리석음이 있던 지난날을 그리워하게 됩니다. 그것이 전부였던 나에게는 어렵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지금은 아닙니다. 아주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눈이 뜨겁습니다. 아프다는 말을 나는 몇 번이나 하게 될까요. 사람들은 울지 말라고 합니다. 울지 않으면? 당신은 울지 않고 숨을 쉴 수 있나요. 나는 울어야 합니다. 그래야 숨이 쉬어집니다.

도대체 괜찮은 데가 없다는 말을 기억합니다. 맞는 말이라 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지났지만 그 말이 내게 남겨졌습니다. 정말이지 괜찮은 데가 없습니다. 나는 부서지고 망가진 것들 안에 있습니다. 완전하지 못할 것이라면 온전하기라도 해야 할 텐데 여기저기 성한 데가 없습니다. 나는 왜 고치려 하지 않는 걸까요. 이토록 엉망인 내가 진짜 나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오늘도 한걸음 더 멀어질까요. 사람들이 고개를 절레절레하는 그 모습이 나입니다. 나는 나를 버릴 수가 없어 스스로를 끌어안고 내 주위의 망가진 것들을 끌어안습니다. 그게 바로 나입니다. 괜찮은 데가 없는 나를 보고 있는 당신은 안타까운 눈을 합니다. 그 눈은 나를 항상 아프게 바라봅니다.


나의 모자람은 무엇입니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았습니다. 서투름입니다. 나는 서투른 사람입니다. 그것이 나의 모자람입니다. 서투른 인간이라고 이마에 써 붙이고 다녀야 할까요. 먼저 선을 그으면 아무도 섣불리 내게 다가오지 않을까요. 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없음에도 왜 어떤 모자람은 사람들을 돌아서게 할까요. 단지 서투름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결여. 결여된 것. 항상 생각하지만 무엇인가가 아주 중요한 것이 결여되어 있음에 분명합니다. 이젠 그것을 찾아야만 합니다.



괜찮다. 괜찮지 않다. 괜찮다. 괜찮지 않다. 괜찮기로 마음먹었는데 마음을 먹자마자 괜찮지 않은 기분이 듭니다. 나뭇잎을 하나씩 떼어내는 점괘는 하나도 맞지 않습니다. 마음은 속지 않습니다.




25. 0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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