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숨이 트이지 않는다. 나는 어떤 약을 필요로 하지?
해소되지 않는다.
단편적인 것들만을 이야기하고 있다. 상담사는 나의 말을 듣지 못한다. 아무것도 듣지 못한다.
나는 말을 한다. 말을 하지만 눈앞의 상대는 나의 말을 들을 수 없다.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그것을 또. 알게 되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고 있지 않다. 나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나는 입을 벌리고 소리를 낸 것뿐이다. 단어. 문장. 소리의 흐름을 만들어냈다.
아무도 나의 말을 듣지 못한다.
계속해서 살이 빠진다. 어제보다는 조금 1kg이 쪘다. 오늘은 46kg.
나는 말라간다. 이것은 내가 원한 것일까.
ㅡ 그렇지 않다 ㅡ 메마르길 원했지만 ㅡ 아니다. 이젠 아니다.
충분한 물. 내게도 충분한 물이 필요해.
나의 대지는 ㅡ 나는 ㅡ 나의 땅은 ㅡ 넓고 ㅡ 푸르른 ㅡ 숨 쉴 수 있는 ㅡ 곳.
숨, 트이지 않는 숨. 마른 몸. 딱딱한 껍데기.
괜찮으세요? 오늘은 몸이 많이 안 좋아 보여요.
본다. 눈앞의 사람은 나를 본다.
나는 오늘 몸이 좋지 않다. 눈앞의 사람은 나를 보고 말한다. 나는 오늘 몸이 좋지 않은 것이 맞다. 나는 듣고 있는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눈앞의 사람은 나를 본다. 그러나 보아야 할 것을 보지 못한다.
괜찮은가. 괜찮음은 항상 거짓이지만, 괜찮지 않음 또한 진실은 아니다.
일요일에 끝난 상담. 나의 말은 오늘 쓰인다.
정말이지 아무도 듣지 못한다.
목소리는 ㅡ 마른 껍데기처럼 갈라진 것. 죽어가는 것을 뱉어낸다. 트이지 않는 숨.
무엇이 너를 괴롭히지?
아무것도요.
너는 어떤 삶을 살길 바라니?
아무것도요.
남들처럼 행복하고 싶지 않니?
아무것도요.
나는 나를 보고 싶을 뿐이에요.
결코 혼자이고 싶었던 건 아니에요.
제법 어른, 이젠 어른. 어른의 삶에 다시 아이 같은 질문들.
나의 말은 오늘 쓰인다. 어제도 그제도 아무도 듣지 못한 말은 오늘 쓰인다. 그러나 아는가.
아무도 듣지 못한 말을 써 보지만 아무도 보지 못한다. 이 글을 보아도. 보지 못한다.
또. 마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