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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도 Jul 25. 2023

김치찜과 스쿼트

제가 즐겨 만드는 김치찜은 가족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잘 익은 묵은 김치와 양파를 냄비 바닥에 깝니다. 수육용으로 끊어온 두툼한 돼지고기 앞다리살을 그 위에 놓고는 다시 김치로 덮어줍니다. 육수나 쌀뜨물을 자작하게 붓고 설탕, 간장, 고춧가루등으로 간을 하고 1시간 가까이 푹 끓여냅니다. 집안 온 공간에 맛나는 구수한 향이 가득 채워집니다. 쟁반에 김치와 고기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참기름 한두 스푼 두르면 반찬 투정하던 저희집 어린이들도 밥 한공기씩은 우습게 해치울 수 있습니다. 활자로 옮기기만 했을 뿐인데 군침이 도는군요. 그런데 생각만으로 식욕을 불러일으키는 이런 맛있는 음식도 두세 번 연속으로 식탁에 오르면 아이들 표정이 좋지 않아요. 누구든 제아무리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연이어 먹기는 달갑지 않습니다. 아마도 좀 지겹게 느껴지기에 다음 끼니는 김치찜과는 성격이 다른 음식을 찾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의식의 흐름일 것입니다.      

 운동도 다양하게 해야

운동도 매일 같은 것을 하면 지루함을 느껴 흥미를 잃을 가능성이 있고 운동 효과도 낮아집니다. 특히 웨이트 트레이닝과 같은 근력 향상을 목표로 두고 하는 운동이 이러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별할 것 없이 어제 했던 동작을 오늘 반복하고 내일도 반복해야 하니까요. 웨이트 트레이닝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 흥미를 잃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은 이유입니다. 특히 초보자에겐 흥미와 재미가 가장 큰 동기로 작용하기에 신경써야 하는 부분입니다. 운동의 과정에서 준비운동-본운동-정리운동으로 이어지는 큰 줄기는 지키되 운동패턴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습니다.      

스쿼트를 다양하게 (인간은 적응의 동물)

 오늘 상체운동을 했다면 내일은 하체운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방법은 지루함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각 근육에게 하루 동안의 휴식시간을 줄 수 있으므로 효율적인 근육형성과 부상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스쿼트를 예로 설명해볼게요. 보통은 어깨 너비로 다리를 벌리고 두 손은 앞으로 모으는 자세로 하겠죠. 이것이 기본자세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두 다리를 벌리는 간격을 좁게 혹은 넓게 변화를 더해 봅니다. 넓이를 바꾸어주면 사용되지 않던 근육이 동원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때로는 발끝의 방향을 바꾸는 것도 좋습니다. 발끝을 정면, 45도, 양옆 바깥쪽으로 바꾸어 주는 것만으로 지루함도 덜고 사용되지 않던 근육도 불러낼 수 있습니다. 두 손을 머리 위로 들어 만세를 하거나, 혹은 ‘앞으로 나란히’ 자세로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추가로 어깨 근육과 승모근에도 자극을 줄 수 있고 지루함도 덜어낼 수 있을겁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입니다. 이놈의 근육이 얼마나 빨리 적응을 하는지 같은 자세로는 더 이상 근육에 자극을 줄 수 없는 경우가 분명 생길것입니다.     

 친구도 다양하게

 학부모님들과 상담을 해보면 많은 부모님들이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아이들의 교우관계입니다. 

“아이들이 만나는 친구들이 하나같이 마음에 안들어요.”

“어떤 점이 마음에 안드세요?”

“제 아이가 공부를 못하니까 공부 좀 잘하는 친구들과 만나면 좋은 영향을 받고 좋을 텐데, 허구한 날 비슷한 친구들만 만나 PC방만 드나들어요.”

 이처럼 자녀가 어울리는 친구들이 성에 차지 않아 고민인 부모님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함께 다니는 친구를 억지로 떼어놓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만나지 말라고 해도 몰래 만날 것이고 오히려 역효과만 날 가능성이 높아요. 비행을 저지르는 경우만 아니라면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사람 저사람 만나보아야 소위 ‘사람 보는 눈’도 생기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학창시절 인간관계도 넓고 연애도 적당히 해 본 친구들이 나중에 결혼생활이나 사회생활을 무난히 해내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닌 것 같아요. 이친구 저친구 만나는 그 시절을 겪어야 사람보는 통찰력이 생기는 것입니다. 허용적 태도를 유지하되 ‘엄마는 네가 누구랑 만나는지 무엇을 하고 노는지 이미 알고 있어!’ 정도로 넌지시 무언의 메시지를 주는 선에 머무를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에 김치찜을 만들 때에는 앞다리살 대신 목살을 넣어볼까 싶어요. 또 다음번에는 멸치액젓도 살짝 추가해 보고요. 조금은 다른 맛을 내면 지루하지 않겠죠. 저는 인생의 묘미가 다양성에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근육을 다양하게 단련하고 친구도 범위를 넓혀 만나듯, 요리도 조금씩 변화를 줘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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