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은 내용이 상당히 짧다. 전자책으로 한 쪽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묵직한 한 마디 지적이 적혀 있다. "무언가를 알고 싶어 하는 것은 대개 그것에 대해 말하기 위해서일 뿐이다. 그렇지 않다면, 즉 여행에 대해 말도 하지 않고, 단지 본다는 기쁨만 가지고, 전달하는 희망도 전혀 없이 우리는 바다 여행을 하지 않을 것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옳은 말이다. 나만 해도 여행을 떠나는 즐거움에 덧붙여 여행 사진을 SNS에 올리는 즐거움이 없다면 여행은 귀찮아서 안 떠날 것이다. 어떻게 보면 4장의 제목인 권태가 이런 연유로 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내면은 계속 성장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내면이기 때문에 남에게 보일 수 없으므로, 결국 내면을 성장시키는 여행조차 귀찮아지는 것이다. 즉 권태는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어서 생기는 것이다.
하나 더 덧붙여야겠다. 도덕에도 권태가 있다. 우리는 올바른 행동을 하면서 내심 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한다. 좋은 시선 같은 것들을 바라게 되는 것이다. 물론 대가를 바라지 않는 선행이 가장 고귀하다지만, 굳이 보는 사람이 없으면 선행을 할 의지도 잘 생기지 않는다. 이런 권태를 극복하고 어디서나 왼손이 모르게 오른손으로 정의를 구현하는 의인이야말로 정말 위대한 사람이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