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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너 Jun 27. 2024

「팡세」 미분류 원고 26-31장

인생이란 무엇인가? 파스칼은 인생을 이렇게 표현했다. "삶은 약간 덜 불안정한 꿈이다." 세상은 꿈에서처럼 사건과 배경이 휙휙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완만하게 변화하고 있으며, 인간은 늘 새로움에 적응해나가야 한다.


그러므로 인간은 꿈속을 똑바로 걷기 위해 자신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우리 자신을 잘 알지 못하면 안 되는데, 왜냐하면 우리는 정신이면서 또한 자동 기계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의 정신으로부터 계시를 받아 활동한다고 스스로를 오해하지만, 인간의 행동에도 법칙이랄 것들이 있어서 묘한 일관성을 보이기도 한다. 이 법칙을 파악하는 자만이 자신의 행로를 완전히 자신의 의지대로 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가능하다는 전제하에만.


다만 파스칼이 발견한 법칙이 하나 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삶, 우리 존재의 삶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다. 우리는 타자들의 생각 속에서 상상의 삶을 살고파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잘 보이려고 노력한다. 우리는 우리 상상의 존재를 아름답게 보존하기 위해 끊임없이 애쓰지만 참 존재에 대해서는 소홀히 한다." 사람은 자신만을 위해 사는 듯 보이면서도, 결국 타인의 머릿속의 자신을 잘 꾸미려 애쓴다. 결국 이기적인 행동도 장기적으로는 원하는 사람을 얻기 위한 대가를 버는 행동이다. 이 본능을 가장 잘 활용하는 사람들은 인류에 기여하여 인류의 머릿속에 스스로를 각인한다. "위대한 사람들의 기쁨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파스칼의 법칙에 공감한다. 나쁜 사람은 많이 보았지만, 사랑이 필요 없는 사람은 아예 보지 못했다. 악한 일도 결국 누군가의 사랑을 얻기 위한 자원을 버는 행동이다. 그가 나에게 악한 이유는 그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타인의 머릿속의 자신을 아예 자신의 자아와 동일시해서, 오히려 자신의 참 자아를 잊어버리기도 한다. 이제 이 법칙을 알았으니 나는 법칙에서 해방되어 진짜 자아를 찾으러 나설 수 있다. 아니면 철저히 이 법칙에 순응하여 타인의 기쁨을 나의 기쁨으로 삼을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좋은 선택지가 아닌가!


이렇게 인간이 스스로를 이해하고 세상을 이해하며 행로를 개척해나가는 일은 중요하다. 실용적으로 이로울 뿐만 아니라,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에 값지다.


이것으로 「팡세」의 미분류 원고들을 완독했다. 다음에는 「기적」이라는 제목으로 분류된 원고들을 읽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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