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를 사수하려 분별없이 집착하면 처벌당한다

「에세」 15

by 루너

어제 읽었던 글이 길어서 그런지, 오늘의 글은 두 쪽밖에 안 된다. 내용도 간단하다. 방어할 수 없는 적 앞에서 꿋꿋이 버티다가 함락당한 뒤 더 강한 보복을 받게 된 사람들을 소개하는 것이다. 몽테뉴는 이 불쌍한 패배자들을 두고 이렇게 평한다. "다른 덕성도 그렇지만 용맹에도 한계가 있다. 이 한계를 넘는 순간 우리는 어느덧 악덕의 길 위에 서 있게 된다. 이 한계를 잘 알지 못하면 용맹에서 무모함, 고집불통, 어리석음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몽테뉴의 말은 정말 타당하다. 우리는 지나친 용기를 만용이라 부르며 경계한다. 그러나 용기와 객기를 구분하지 못해 만용을 부리는 사람들이 많다. 극복할 수 없는 시련이라면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은데, 괜히 자신의 힘으로 어떻게 해보겠다고 나섰다가 자신 혹은 자신이 이끄는 조직에 피해를 주는 것이다. 정면 승부는 언제나 낭만으로 여겨져왔지만, 정작 중요한 싸움은 정면 승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불리한 조건을 인정하고 슬기롭게 피해나간 사람이 최후에 웃게 돼있다. 용기가 고집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지혜가 늘 따라와야 한다. 자기 객관화가 늘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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