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함에 대한 벌에 관하여

「에세」 16

by 루너

몽테뉴는 윤리적으로 현실주의자이다. 그는 윤리를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해야 하지만, 윤리를 지켰다가 낭패를 볼 상황이거나 윤리를 지킬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런 견해가 이번 글에서도 나타난다.


몽테뉴의 시대에 '비겁함'의 사례라고 하면 '끝까지 싸우지 않고 항복하는 것'이 대표적이었던 모양이다. 저번 글에서 끝까지 성을 사수하려다 화를 자초한 사람들을 비판했듯이, 이번 글에서 몽테뉴는 항복한 사람들을 약하게 처벌하는 것을 옹호한다. "사실 우리의 연약함에서 비롯된 과오와 악의에서 비롯된 과오를 엄격히 구별하는 것은 옳은 일이다. 후자의 경우에는 자연이 우리 내면에 새겨 놓은 이성의 법칙을 의식적으로 거스르는 것이지만, 전자의 경우라면 바로 그 자연을 우리 쪽 증인으로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에게 그 같은 결핍과 결함을 넣어 준 장본인으로 말이다."


이번 글은 짧으며 몽테뉴의 생각이랄 것도 이 정도가 전부이다. 나 또한 몽테뉴의 의견에 큰 이견이 없기 때문에 덧붙일 말도 없다. 힘이 부쳐서 어쩔 수 없이 저지른 일을 엄히 처벌하면 그 사람이 억울하고, 처벌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은 내가 억울하니, 이 정도가 균형에 맞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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