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입는 풍습에 관하여

「에세」 36

by 루너

몽테뉴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꼭 옷을 입어야 할까?" 뜬금없는 질문이지만 근거 없이 제기한 것은 아니다. "모든 생물이 자기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만큼의 실과 바늘을 구비하고 있는데, 우리 인간만 불완전하고 모자란 상태로 외부의 도움 없이는 몸을 보존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다." 몽테뉴의 주장은, 다른 동물들은 자기가 갖고 있는 털가죽으로 사시사철 견디고 있으며, 인간 또한 태초부터 옷과 함께 사시사철을 버틴 것이 아닐 텐데, 인간에게 옷이 필요한지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그 예시로 몽테뉴는 사시사철 같은 옷을 입거나 여름 옷으로 겨울까지 버틴 사람들을 소개한다.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분명 '신체'의 설계만 놓고 보면 몽테뉴의 주장이 옳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은 자신이 머릿속으로 그린 설계를 실현할 수 있는 생물이다. 인간은 처음부터 '창조'라는 옷을 입고 태어난 것이다. 인간이 자신의 편의를 위해 옷을 만들고, 또 환경에 따라 옷을 개량하는 일은, 전혀 부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을 다른 생물들과 구분할 수 있게 하는 특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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