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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에 관하여

「에세」 55

by 루너

몽테뉴는 냄새를 개인을 나타내는 특성으로 보았던 모양이다. 그는 알렉산드로스 대왕 같은 몇몇이 땀에서 기분 좋은 냄새를 풍겼다고 믿는다. 한편으로 향수로 자신의 냄새를 가리는 것은 그다지 좋게 보지 않았다. 가장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냄새가 가장 좋은 냄새라나. 악취가 나지 않도록 향에 신경 쓰는 보통 사람들의 입장과는 사뭇 다른 것 같다. 고유의 매력과는 별개로 냄새가 상대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금기시하는 것은 기본적인 예절이니까.


냄새에 관한 의견은 차치하더라도 냄새 등의 외양을 가꾸는 것은 미덕으로 치부된다. 그런 것 또한 상대에게 잘 보이기 위한, 혹은 상대를 배려하기 위한 자기 관리의 일부라는 인식 때문이다. 사실 외양을 꾸미는 것이 마냥 칭송 받는 시대는 지났지만, 자신과 상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어떻게든 보여주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 몽테뉴의 냄새 취향과는 별개로 냄새는 관계에서 여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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