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 64
학창 시절 선행상에 대해 기억하는가? 몇몇 학교에서는 선행상을 인기상처럼 준다. 그뿐만 아니라 수상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선행상 외에 다른 덕목에 해당하는 상을 마구 뿌리니, 품행을 인정하여 주는 상이 품행과 무관하게 됐다. 군대에서도 이런 풍조가 이어져서, 우리 부대는 1박 2일 휴가가 걸려 있는 모범 용사 표창이 계급과 인기를 반영해 주는 상으로 변질돼있었다. 지휘관이 바뀌며 개혁했지만, 지휘관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만 주는 상으로 결국 또다시 변질됐다.
포상은 사람들에게 동기를 주는 강력한 도구다. 하지만 포상을 남발하면 유명무실해진다. 무엇을 기리는지 본질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선행상은 선행을 하는 사람에게, 군대의 표창은 용기 있는 용사에게 주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물론 그런 사람들은 적다. 그러나 적은 사람에게 줘야 상에 위엄이 남는다. 몽테뉴에 따르면 아우구스투스 카이사르는 그런 이유로 포상을 잘 베풀되 명예 포상에는 인색했다고 한다.
명예는 받을 자격이 있는 소수에게 주어져야 한다. 아무에게나 준다면 명예가 아니라 겉치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