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우리 정신은 얼마나 스스로를 방해하는가

「에세」 71

by 루너

어디나 다 똑같이 질긴 노끈이 있다면, 손으로 당겨서 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딘가 약한 부분이 항상 있어서 노끈이 끊긴다. 몽테뉴는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양자택일의 상황에서 결국 무언가를 택하는 것은 마음이 어떤 충동에 합당한 이유 없이 끌리기 때문이다. 인간은 애초부터 모든 것을 똑같이 바라볼 수 없다. "불확실성 이외에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인간보다 더 가련하고 더 오만한 것도 없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인간은 양자택일에서 하나만 고르는 결함을 갖지만, 둘 다 갖고 싶어 하는 욕망도 갖고 있다. 결국 기회비용에 연연한다는 얘기다. 미련이 처음에 저지른 것보다 더 큰 실수로 이어진 사례도 많지만, 결국 둘 다 얻은 사례도 제법 많다. 그렇게 보면 인간은 가련하고 오만한 존재지만 행운과 능력에 따라 합당하게 오만한 존재가 될 수도 있는 것 같다. 인간은 정말 종잡을 수 없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타인의 죽음을 판단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