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보낼 용기" 송지영 작가님
"편집자가 생겼다는 사실은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이런 질문을 건넬 수 있다는 안도감이기도 했다. 한 권의 책은 결국 작가와 편집자가 긴 시간을 견주어 만든 도착점이다. 한쪽에는 삶의 잔편을 붙들고 길을 찾아가던 내가 있었고, 다른 한편에는 그 흔들림을 하나의 구조로 엮어준 편집자가 있었다. 돌아보면 그 자체가 하나의 위로였다. 나는 글을 쓰는 동안 그녀로부터 충분한 격려를 받았고, 그 온기가 이 책의 결에 고스란히 눕혀 있다. - "널 보낼 용기" 송지영 작가 / 슬픔이 길이 될 때까지 - 나의 첫 독자, 데드라인 아티스트 글에서"
송지영 작가님 북토크에서 난생 처음 편집자님을 만났다. 북토크에 출판사 대표님과 편집자님이 눈물을 글썽이며 뒤에 서서 작가님을 따스하게 바라보는 장면은 여운이 깊었다. 생소한 장면이었다. 물론 나도 출간 전에는 초고를 보내면 편집자가 글의 방향을 잡아주고 수정을 거듭하며 책이 완성되는 거라 생각했었다.
모든 출간에는 이야기가 있다. 예전에 요조님 북토크에 갔을 때 누군가 손을 들어 질문을 했다. "저... 책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요조님이 웃으며 답했다. "그냥 편집자님이 하라는 대로 쓰시면 돼요." 이상했다. 나는 솔직히 글을 쓰는 동안 충분한 격려를 받지는 못했다. 결국은 혼자서 두 발로 완주해야 하는 달리기처럼 외롭지만 꿋꿋하게 달려야 했다. 편집자가 페이스메이커가 되어 리딩해주면 좋았겠지만 내가 내 책의 페이스메이커가 되어 제목, 목차, 내용까지 온전히 담아내야 했다.
과도한 자유는 외롭다. 책에 넣을 원고를 쓰고 고치며 고민이 커졌다. 가만히 있으면 내가 쓴 초고 그대로 출간되는 상황이 일어날 것 같아서 불안했다. 누군가는 제대로 내 원고를 내용 측면에서 봐주길 바랬다. 교정교열을 넘은 편집을 해줄 사람이 필요했다. 누군가는 책을 내면서 과정을 동행해 주는 편집자가 있지만, 내 경우 내용은 내가 책임져야 했다.
평소 글을 쓰시는 어머니에게 연락을 드렸다. 책을 쓰고 있는데 같이 봐달라는 부탁이었다. 편집자님과의 커피숍 첫 미팅에서 송작가님이 긴장해서 커피를 쏟았을 때 민망할까 봐 배려해 주신 따뜻한 장면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나의 첫 편집자가 되어주신 어머님의 첫 피드백은 단 한 문장이었다. "얘, 너 아직 책 낼 때 안 됐다." 처음부터 마음 상하며 시작했지만 다투기도 하고 서로 격려하며 6개월간 주말마다 만났다.
달리면서 알게 되었다. 사람들과 함께 달리면 덜 힘들고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것을. 책을 쓰며 깨달았다. 편집자와 함께 달리면 덜 힘들고 더 좋은 책에 닿을 수 있다는 것을. 좋은 편집자를 만나려면 결국 좋은 삶을 살고 좋은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을.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아니 배고파도 좋다. 그래야 밥이 귀하다는 것을 알고 편집자님께 더 감사할 수 있으니까.
책을 쓰기 전에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들이 막상 책을 쓰기 위해 투고하고 출간과정을 통해 책을 내보니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배웠다. 1년 여 출간 과정에서 내가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야 함을 느꼈다. 외로웠던 시간들이 앞으로 편집자와 발맞추어 달릴 수 있도록 나를 성장시키는 과정이었음을 믿는다.
모든 출판에는 이야기가 있다. 내 책에도 그런 이야기가 있다. 송지영 작가님 책에도 소중한 이야기가 있다. 책을 꿈꾸는 모든 작가님들을 응원한다. 그분들의 첫 책 첫마디가 "얘, 너 아직 책 낼 때 안 됐다."가 아니기를, 나처럼 외롭지 않게 함께 써나갈 동행이 되는 편집자가 곁에서 페이스메이커로 달려주길 간절히 소망한다.
P.S. 송지영 작가님의 동네 책방 푸른 숲 예스 24 콜라보 북토크가 2025년 12월 16일 부여에서, 2026년 1월 24일 파주 운정, 2월 6일 날 전주에서 열린다. 많은 분들께 위로와 생명을 주는 북토크가 되기를. 세상에 모든 편집자님들께 감사와 존경을 보낸다. 제 책을 편집해 주신 편집자님과 어머님에게도.
https://brunch.co.kr/@summer2024/102
[낭독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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