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힘들 때, 새로움에 도전하라

by 러너인

2000년. 첫 번째 학사를 땄다. 중국학과. 졸업과 동시통역대학원을 꿈꿨지만 벽은 높았다. IT가 대세라는 말에 졸업 후 문과에서 이과로 전공을 바꿨다.


2003년. 두 번째 학사를 땄다. 컴퓨터학부. 학사편입으로 3학년이 되었다. 첫 수업은 외계어였다. 충격에 휴학을 하고 코딩과 자격증 학원에서 6개월간 수련했다.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 변비로 수술까지 했다. 무사히 학업을 마치고 전산실로 취업했다.


2005년. 전산 경력직 공채에 지원했다. 핸디캡이 있었다. 직장생활을 일찍 시작한 지원자들에 비해 대학을 두 번 다니느라 나이가 많았다. 신기한 일이 생겼다. 쓸모없다고 여겼던 중국어 능력이 1+1 시너지를 발휘하며 최종 합격으로 이어졌다. “이 사람은 중국어도 하잖아!” 이사장님의 한마디로 모든 논란이 끝났다.


2026년. 사이버대 한국어학과에 지원했다. 학사편입으로 3학년에 합격했다. 이 모든 시작은 2025년 연말, 중국학과 대학 동기모임 술자리였다. 한 명은 벌써 졸업했고, 한 명은 재학 중이라는 말에 새로운 도전을 향한 초록불이 켜졌다. “그래, 바로 지원할게!” 술자리에서는 집에 가자마자 당장 도전하겠다고 굳게 마음먹었지만, 일상으로 돌아오니 의심이 하나둘 올라왔다.


- 한국어교원 자격 딴다고 쓸 데가 있을까?

- 대학원은 나와야지, 학사는 별 소용없는 거 아닐까?

- 부서 옮겨서 일하기도 바쁜데 무슨 공부야?

- 쓸데없는 생각 말고 하는 일이나 제대로 하자.

- 국가장학금도 못 받는데 등록금은 어쩌려고?

- 나이도 있는데, 나중에 이 자격이 쓸모가 있을까?

- 달리고 글 쓰고 SNS 하기에도 시간이 빠듯한데?

- 무리하지 말고 그냥 일하고 운동이나 할까?


그날 이후 일상은 더 피곤해졌고 회사일은 더욱 버거워졌다. 괜한 일을 벌이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여기며 애써 마음에서 지웠다. 손이 닿지 않는 포도송이를 어차피 시고 맛없을 거라 여우가 스스로를 위안했듯.


며칠 후, 그날 모임에서 같이 공부를 시작하기로 의기투합했던 동기에게 연락이 왔다. 나는 국가장학금 지원구간에 해당되지 않아 등록금 전액을 부담해야 했다. 감면 혜택을 받으려면 근무 중인 직장과 대학이 산업체위탁교육 협약을 맺어야 했지만, 회사에 알리면 공부하느라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받게 될까 망설여졌다.


용기를 내어 결국 회사의 허락을 받았다. 사이버대학과 협약을 맺고 조금이라도 학비 감면을 받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고 지원서를 냈다.


오늘 합격 문자를 받았다. 뒤늦게 만난 달리기가 어느 순간 인생 책으로 세상에 나온 것처럼, 언젠가 나에게 또 하나의 1+1이 되어줄 세 번째 학사학위를 향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지치지 말고, 꾸준히 즐겁게 달려보자.


가장 힘들 때, 새로움에 도전하자.

모든 달리기에는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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