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묻는다.
조깅을 가벼이 여기지 마라.
너는 지금까지 한 번이라도 100km를 달려본 적 있느냐.
너에게 묻는다.
세상이 차갑다 탓하지 마라.
너는 자신에게 한 번이라도 따뜻한 사람이었느냐.
1주 전 대회 후 다리 컨디션이 좋지 않다.
왼발을 디딜 때 종아리 부근에서 애매한 통증이 느껴진다.
딱히 설명하기 어려운 느낌.
마치 누군가 ‘왜 달리기가 좋은가?’ 묻는다면 한마디로 답하기 어려운 것처럼.
틈나는 대로 원고를 다듬으며 몇 시간을 보냈다.
부족한 잠. 본업이 작가가 아니니 주말을 전부 바쳐야 쓸 수 있다. 최선을 다했다는 말을 쓰려면, 그 말을 할 힘조차 없어야 한다. 트랙 위에 쓰러진 선수처럼.
출근해서 일을 마치고, 퇴근 후 운동장으로 향한다.
우연히 인스타를 봤다는 후배가 웃으며 말했다.
"선배님, 갓생 살고 계시네요."
갓생? 글쎄.
그냥 나답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뿐인데.
힘든 순간도 많지만, 다시 태어나도 달리고 쓰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몸은 무겁지만 마음은 가볍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조깅 후 페이스를 낮추기로 했다. 조금 천천히 달릴 수 있는 조를 선택했다.
주말 장거리를 달릴 때, 택시를 타고 홀연히 나타난 롱코트 러너. 열정으로 달리는 사람으로 그를 기억하고 있다. 조바꿈 덕분에 그와 처음 인사를 나눴다. 그가 말했다. "아. 톡방에서 글을 쓰는 사람이 승우님이었군요."
누군가의 조깅은 누군가에겐 인터벌이고, 아무리 빠른 러너도 다른 누군가보단 느리다. 결국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나아지는 자신과 만나는 일이 아닐까.
삶의 페이스를 살짝만 늦추면, 모르던 사람을 알게 되고 그들의 이야기가 들린다. 수다를 나누며 달리는 순간, 이 시간이 사람을 얼마나 편안하게 하는지... 행복하게 달렸다.
첫 출간, 내 인생 첫 대회
곧 다가올 누군가의 첫 마라톤.
나에겐 이번 달 말 있을 첫 책 출간이 대회다.
P.S. 길 위의 이야기를 담아, 오는 3월 말 《모든 달리기에는 이야기가 있다》가 세상에 나온다. 당신의 첫걸음을 기억하는 한 권의 책으로 남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