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대회를 앞둔 당신에게

by 러너인

당신이 물었다. 첫 풀코스 대회인데 어떤 마음으로 달려야 하냐고. 이 글은 그에 대한 답이다.

이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첫 책을 쓰는 지금,
함께 달리며 짓던 웃음,
42km를 앞두고 화장실을 걱정하던 순간까지.
달리면서 써 내려간 풋풋한 기억들.
샛노란 싱글렛처럼 눈부신, 내 인생의 소중한 책갈피.

나는 생각한다.
이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고.

42km를 달리다 지쳐 욕하던 러너가 떠오른다.
그때 나는 다짐했다.
나는 욕하지 않겠다고.
오히려 사랑하겠다고.

고통을 사랑하고, 선택한 길을 사랑하고,
함께한 시간과 사람들을 기억하겠다고.
힘들다는 생각에 빠지지 않도록,
그 순간을 온전히 가슴에 새기겠다고.

내게 허락된 마지막 걸음까지,
내게 주어진 마지막 손끝까지.

나는 욕하지 않는다.
나는 사랑한다.

그대, 멋진 완주를 응원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너에게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