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2023년 7월의 어느 밤, 나 자신과 약속했다. 혼자 있을 때에도 부끄러운 삶을 살지 않겠다고. 앞으로 더 이상은 문 닫고 숨는 삶을 살지 않겠다고. 마음을 정결하게 가꾸는 진짜 남자로 살겠다고.
비슷한 목표를 가진 남자들이 있는 우리 카페에 가입했다. 간절한 닉네임 뒤에 며칠차 성공. 실패를 쓰는 사람들. 습관을 바꾸기는 어렵다. 특히 혼자만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런 일은 더더욱.
하루이틀 못 넘기고 다시 예전처럼 영상과 자기 위로에 빠지는 사람들도 많다. 2년 전 나도 그랬다. 하고 나면 후회하고 지치고 지치고 우울해서 다시 빠지는 빈곤한 윤회의 삶. 악순환.
2년 전 야한 영상을 안 보는 것을 넘어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도, 야한 생각에 빠지는 것도 경계하는 수준의 금욕에 도전했다. 아주 가끔 스트레스로 위기가 있었지만 나 자신을 붙들고 그 순간을 이겨내고 다시 달리곤 했다.
새로운 나로 살아간다는 의미는 뭘까. 욕망대로 살며 마음대로 그냥 해버리는 것이 쿨한 삶이고 솔직하고 자유로운 삶이라고 말하는 세상에서, 그 삶은 자유롭지 않고 자연스럽지 않다고 말하는 것.
지인에게 지난 2년간을 이야기하니, 한참 듣고 있던 그가 말했다. 네가 말하는 금욕의 의미는... 디지털 디톡스, 도파민 중독을 넘어 자아실현에 가깝다고. 한마디로 금욕이 아닌 자아실현이라고.
그의 말에 나를 돌아본다. 자아실현이라... 그래서 그 기간 동안 나는 더 나은 내가 되길 꿈꾸고 끊임없이 달리고 쓰고 나를 치유하고 있었음을. 단순히 노팹, 노야동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개선을 욕망하고 있었음을.
너무 하고 싶어 죽겠는데 억지로 누르고 참는다면, 풍선처럼 어느 순간에 터지겠지만, 그 욕망의 방향이 첫 번째 욕망을 넘어서는 자아실현이라면 어떨까.
숨어서 문 닫고 스스로를 거짓으로 위로하고 다시는 하지 말아야지 하고 결심하고 매번 반복하는 삶. 그런 삶에서 과연 긍지와 자존심을 찾을 수 있을까?
남자는 마지막까지 욕망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한다. 80세든 90세든 스스로 멈추지 않는다면 계속 욕망에 끄달리는 삶을 살다가 간다고.
다른 삶의 방식은 없을까? 너무 하고 싶은 것을 억지로 참는 것이 목적이 아닌, 언제 생을 마치더라도 성욕에 끄달려서 살다가 가고 싶진 않다는 마음.
2년 동안. 포르노와 자기 위로를 끊고 어떤 성적 행위도 하지 않고 글로 생각을 가꾸며 달려왔다.
누군가와 서로가 좋아서 행복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물론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면, 욕망은 집착이다. 본능에 이끌려 구걸하듯 자신을 위로하고 돈을 주고 가짜 영상, 가짜 위로, 가짜 사랑으로 채우려는 모든 시도는 자신을 더 외롭고 비참하게 만든다.
우리가 이 길을 걷는 이유는 뭘까. 수도승이 되고 싶은 것도 대단한 고수가 되고 싶지도 않다. 도덕적으로 고결해서 뽐내기 위한 것도 아니다. 그저 사랑할 여건이 되지 않아서 끊기로 했고, 그 빈자리를 가짜 영상으로 대체하거나 외롭기 그지없는 셀프위로를 하지 않기로 결심한 것일 뿐.
가짜 위로로 외로움을 더 커지게 하는 모든 것을 하지 않기로 한지 벌써 2년이 지났다. 만나는 사람들을 욕망의 눈이 아닌 인간 대 인간으로 맞이할 수 있어 좋았다. 그런 내가 참 좋았다.
자존감을 지키기 위한 노력. 외로울수록 자신을 지켜야 함을 배운다. 외롭다고 생각과 몸을 아무렇게나 낭비하고 방치할 순 없다. 누군가의 몸을 탐하느라 온 힘을 쏟는 걸 멈추고 싶었다.
가지 않은 길을 간다는 건 외롭다. 좁은 문이라는 걸 안다. 마음껏 해버리라고, 신나게 즐기라고 떠드는 세상에서 그렇게 살진 않겠다는 목소리를 붙잡았다. 나는 그 목소리를 따르기로 했다.
무너질 수도 있다. 인간이니까. 그래서 이런 글은 언제나 두렵고 취약하다. 사람들은 자신이 욕망하듯 남들도 똑같으니 뒤에서 뭔가를 할 거라고 의심하거나 그가 실수를 해야 안심하는 경향이 있다.
실패할 수도 있다. 다만 실패가 두렵다고 시도를 멈추진 말자. 단순히 자기 위로를 하지 않고, 자극적인 영상을 보지 않는 것을 넘어. 나의 몸과 마음을 진정 위로하고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나는 지금도 배가 고프다. 당신도 가끔은 나만큼 배고팠으면 좋겠다.
P.S. (질문) 그 2년 간, 신기한 일은 없었나요?
(답) 음... 인생 첫 책 출간이요?
아마... 이것도 숨은 좋은 효과 랄까?
책 <모든 달리기에는 이야기가 있다> 에세이.
참고로 난 4년 전 평생 운동 안 하던 40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