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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길 잃은 사랑

우주민박 메이앤앨리스

by 메이앤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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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민박 메이앤앨리스>

12화. 길 잃은 사랑


앨리스는 일전에 말했던 둘만의 식사 시간을 내 콜라와 함께 밥을 먹고 있었다.


“콜라씨는 왜 매일 산책을 하는 거죠?”

“우주를 느끼는 거죠.” 뜬금없는 콜라의 발언에도 앨리스의 기분은 상하지 않았다. 앨리스는 더욱 궁금증이 생겨 물어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매번 길을 잃잖아요.”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죠. 어렸을 때부터 매번 길을 잃어서.”


앨리스는 좋은 제안을 하나 생각해냈다.


“그럼 내일은 저와 함꼐 산책을 하는 게 어때요? 그러면 길을 잃어버리지 않을 거예요.”


“좋아요. 내일 아침에 봐요.”


앨리스는 콜라와 함께 산책을 간다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부풀었다. 다음날 아침 앨리스는 게스트하우스 앞에서 콜라를 기다렸다.


“왜 안 오는 거지?”


한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콜라를 기다려도 그는 오질 않았다. 앨리스는 계속 콜라를 기다려봤지만 그날이 지도록 콜라는 나타나지 않았다.


콜라는 일주일 후 거지꼴이 되어서 게스트하우스 문을 열었다. 게스트하우스 사람들은 요가를 하고 있었다.


“물…물 좀 주세요.”

앨리스는 급히 주방으로 달려가서 물을 가져왔다.


“천천히 마셔요. 급하게 마셨다간 죽을 수도 있어요.”

“감사합니다.”

콜라는 앨리스가 건넨 물을 천천히 들이켰다.

물을 다 마시고 나서 콜라는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다. 그는 지쳐 있었고 온 몸이 모래 투성이였다.


“어떻게 된 거예요?”

“또 길을 잃었죠.”

콜라는 허공을 바라봤다. 물론 그가 바라보는 허공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콜라는 무언가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밤이었어요.”

콜라는 앨리스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침 잠을 줄이기까지 했다. 콜라는 어둑어둑한 게스트 하우스 앞에 서 있었다. 저 멀리서 태양이 떠오르고 있었다.


“베타센타우리의 주성이 떠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이 땅과 하나가 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콜라는 자신이 겪은 기이한 체험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체험은 개인적인 것이어서 말로는 제대로 설명할 수가 없었다.


“저는 빛을 향해서 걷기 시작했어요.”

콜라는 태양이 떠오르는대로 뭔가에 이끌리는 것처럼 걸어가기 시작했다.


“빛을 향해 걸어가는 동안 어느새 해가 떠버렸죠. 정신을 차려보니 사막 한 가운데였습니다.”

콜라는 그때부터 길을 잃고 있었다. 사막을 걸으며 그는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일주일 동안 밥도, 물도 없이 사막을 헤매고 말았던 거예요.”


“어떤 존재가 당신을 부른 건가요” 앨리스가 물었다.

“모르겠어요. 정신을 차려보니 모든 게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저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걷기만 했습니다.”

이야기를 잠자코 듣던 F-717이 말했다.


“아무래도 콜라는 보통 사람과 다른 정신구조를 가진 것 같습니다.”

“그건 나도 알겠다고.” 앨리스가 말했다.


앨리스가 궁금한 건 어째서 콜라가 게스트하우스 앞에서 기다리지 않았는가 하는 것이었다.

앨리스는 한숨을 내쉬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아무래도 콜라와 가까워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겠어...”


<우주민박 메이앤앨리스>

* 글 : 제이슨, 그림 : 란

* 매주 수요일 연재

* 메이앤앨리스 인스타그램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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