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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조심해!

우주민박 메이앤앨리스

by 메이앤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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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민박 메이앤앨리스>

5화.조심해!


메이는 게스트 하우스의 색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녀가 평소에 좋아하는 핑크색으로 바꾸고 싶었다. 하지만 페인트가 모자라 바꿀 수 있는 건 문밖에 없었다.


“난 분홍색이 좋은데 말이야.”


한창 문을 칠하고 있는 메이를 누군가가 뒤에서 건드렸다. 메이는 앨리스이겠거니하고 뒤를 돌아봤다. 예쁘장한 할머니가 서 있었다.


“누구세요?”

“난 50년 후의 너야.”


메이는 페인트 붓을 떨어뜨리고 뒤로 물러섰다. 베타 센터우리에서 광인을 만나는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아무래도 개척민들이 늘어나면 생길 수밖에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고? 어딘가 닮은 것 같기도 하고.”

“5살 때 개에게 물린 상처가 허벅지에 있지? 나도 여기에 있어.”


늙은 메이는 허벅지의 흉터를 젊은 메이에게 보여줬다. 젊은 메이는 반신반의하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아직 시간여행이 상용화되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일론 머스크 3세를 조심해. 그가 불운을 가져올 거야.” 늙은 메이가 말했다.

“어떤 불운?”


늙은 메이는 마치 TV 드라마에 나오는 특수효과처럼 투명해지더니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벌써 시간이 됐군. 내 말을 기억해. 메이야.”

“일론 머스크 3세의 뭘 조심하란 이야기야?”


늙은 메이가 완전히 사라지자 게스트하우스에서 검은 눈이 헐레벌떡 뛰쳐나왔다.


“방금 엄청난 시간 왜곡 현상이 발생했다. 인간이여.”

“어떤 할머니가 나타나서 50년 후의 나라고 하더니 사라져 버렸어.”


검은눈은 작은 접시 안테나처럼 생긴 기계를 주위로 휘둘렀다. 기계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다.


“시간 여행은 아주 무서운 기술이다. 잘못 하다가는 우리 우주가 망가질 수가 있어. 50년 후의 메이가 뭐라고 했지?”

“일론 머스크 3세를 조심하래.”


게스트하우스에서 일론 머스크 3세가 전화를 하며 나왔다.


“새로운 유인 우주선이 필요해. 6개월 후가 아니라 지금 당장!”


일론 머스크 3세는 전화를 하며 게스트 하우스에서 멀어져갔다. 검은 눈과 메이는 의미심장한 눈초리로 그를 바라봤다. 일론 머스크 3세는 전화를 하느라 둘의 이상한 태도를 눈치채지 못했다.


검은 눈이 말했다.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한 시간 여행을 한 걸 보면 분명히 중요한 이유가 있어서 왔을 거다.”


메이는 검은눈의 말에 어깨를 으쓱해보이며 “나보고 어쩌라고”라는 식의 태도를 취했다. 모든 것은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나서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검은눈은 사막 저 멀리서 누군가가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검은눈의 시력은 인간의 5배에 해당했다.


“손님이 온다. 인간이여.”


잠시 후 땀을 뻘뻘 흘리며 미소년이 게스트 하우스 앞에 도착했다.


“여기가 목성인가요?”

“여긴 베타 센타우리다. 인간이여.”

“또 이상한 곳에 와버렸군요. 전 콜라라고 합니다.”

“메이와 앨리스의 게스트 하우스에 온걸 환영해요.”


메이는 앨리스를 불러 콜라의 짐을 방에 넣었다. 앨리스는 은근히 자기 타입인 콜라가 마음에 들었다.


“지구는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죠?”

“지구로 가는 우주선은 6개월에 1번 있어요. 그전까지는 우리 게스트 하우스에서 묵으세요”


콜라는 심한 방향치였다. 자신이 우주 어딘가에 있는지 감을 잡지 못했다. 그가 엉뚱한 곳에 도착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 아니었다.


(계속)



<우주민박 메이앤앨리스>

* 글 : 제이슨, 그림 : 란

* 매주 수요일 연재

* 메이&앨리스 인스타그램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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