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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RUN RUN

「어쩌면 글을 잘 쓰게 될 지도 몰라」

#13. '생각 정리의 끝판왕'이 되기 위해!

by 달리는김작가

굉장한 유혹이다.


도서관의 그 많은 책 중, 이 책 제목이 눈에 띄였을 때, 얼마나 감미롭던지…….

글쓰기를 시도하는 사람으로서 그 내용이 궁금해 책을 집어들어 펼쳐 볼 수 밖에 없다.


'어쩌면 글을 잘 쓰게 될 지도 몰라!'

말을 잘 하는 것도 좋지만, 글을 잘 쓴다는 건 대단한 매력이다. 가끔 대화할 때, 말로 설명하기를 실수하여 상대방에게 오해를 불러 일으킬 때가 있다. 또 누군가를 만났을 때, 내 감정을 적절하게 잘 표현을 못 해서 속상할 때도 있다. 그럴 때야말로 글의 매력은 급 발휘된다.


꾹꾹 직접 펜으로 눌러 쓴 한 줄 한 줄의 문장은, 메마른 누군가의 가슴 한 구석을 녹이기에 충분하다. 화려한 미사어구가 아닌 진실한 마음이 담긴 소박한 글은, 마치 그리운 이가 나직이 내 귓가에서 사랑을 속삭여주는 느낌이다. 일상에 지친 마음을 쓰윽 어루만져주며 위로해주는 듯한 부드러움, 그런 부드러움이 바로 직접 쓴 글의 매력, 아니 마력(魔力)일 것이다.


그런 매력적인 글을 쓰고 싶어, 오늘도 나는 책을 읽고 마음에 드는 단어들을 내 머릿속에 둥둥 띄우고 있다. 그리고 나서, 여러 단어들을 조합하여 새롭게 문장을 만드는 묘미에 빠져 있다.

이 책의 작가인 캐런벤크(16년간 글쓰기 교사, 캘리포니아 시인학교 교사)는 글을 잘 쓰기 위한 비책으로, 어린 아이와 같은 <무한 상상력>을 가져보길 유도한다. 그리고, 용기내서 무조건 글을 써 보길 권한다. 글이 되건 안 되건 말이다. 아마도 오랜 글쓰기의 내공 속에서 나온 조언이리라.


어떻게 보면 최근 베스트셀러인 '미움받을 용기'나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과 상통한다. 누군가 내 글을 읽고 혹평과 악플을 달지라도 개의치 않고 써대기! 이것 이상 글을 잘 쓸 수 있는 비법은 없는 듯 하다.


'작가가 된다는 건 미친 과학자가 되는 것과 같습니다. 외로운 방에 홀로 앉아, 혼자만의 여정에서 발견한 과거의 유물들을 이리저리 끼워 맞춰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죠. 오랜 시간을 들여 세상을 엿듣고, 그것을 받아쓰는 것이 작가의 일입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무도 신경쓰지 않지만요.' ㅡ레모니스니컷(소설가)


외로운 방에 홀로 앉아 단어들을 이리저리 끼워 맞춰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가는 '작가'라는 명칭이 나는 하염없이 좋다.


세계를 듣고 읽고 관찰하기. 그리고 내가 느끼는 것을, 있는 그대로의 내 생각을 정리하여 솔직하게 써보기. 이 이상 감미로운 일이 또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나는 '생각 정리의 끝판왕'이 되기 위해 글을 쓰고 또 써 본다.

혹, 누군가는 '이것도 글이냐?'며 내게 코웃음을 보낼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딘가에 있을 <김작가 애독자>를 위해 오늘도 내일도 글을 쓰려 한다. 비록 그 애독자가 단 한 사람이라고 할 지라도.


"나도 어쩌면 글을 잘 쓰게 될 지도 몰라,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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