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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리는김작가 Feb 25. 2016

「짝사랑 눈빛으로」

#17. '서평 글쓰기 특강(김민영, 황선애)'비법 익히기


서평 글쓰기라…….

제목 아래 '생각 정리의 기술'이라는 부제도 눈에 확 들어온다.


우연찮은 계기로, 서평을 쓰기 시작한 지 7개월.

예전에 미처 몰랐던 새로운 즐거움이다. 한 편의 (남들 보기엔 미흡할 지라도)이 완성될 때마다 과장해 표현하자면, 책 한 권 만들어 낼 때의 기분이 이러지 않을까 싶다.

아주 뿌듯하다.

둥둥 하늘에 떠 있는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은 기쁨이랄까. 달콤 솜사탕을 먹을 때 한 번 먹으면 손이 자꾸자꾸 가는 것처럼, 서평을 한 번 쓰니 계속계속 쓰고 싶어진다.


누군가는 그랬다.

힘들게 서평까지 꼭 써야 하느냐고…….

나는 그랬다.

힘들다 생각하지 말고 한 줄이건 두 줄이건 소감을 쓰다 보면, 책을 그냥 읽을 때보다 더 큰 무언가를 느끼게 될 거라고. 간단히 메모하며 책 읽던 것과는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질테니, 단 한 번만이라도 서평쓰기를 꼭 시도해보라고 말이다.


나의 추천사에도 불구하고 다들 고개를 갸우뚱 한다. 아쉽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이다.

언젠가 한 번, 나처럼 우연찮게 책을 읽은 후 비록 일기나 독후감 같은 서평일지라도 뭔가를 정리해 한 편의 완성된 글을 쓰게 된다면, 그때 아마 내 얼굴이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제서야, 더 일찍 시도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할 지도…….


어쨌건 내게 '서평쓰기의 의미'는, 막연한 생각들을 구체화시켜 명확한 지식으로 남게 하고, 그 과정을 통해 나 자신을 좀 더 잘 들여다 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글을 쓴 만큼 더 단단해진 나를 느낀다.

대단 매력적이다!



최근 나는 <정리>와 관련된 책들을 읽고, 수련(?)중이다. 내 자신의 몸과 정신 상태를 가볍게 유지하고, 주변 사물에 대한 소유와 집착에서 최대 벗어나는 것이 새로운 생활지침이다. 이런 시점에서, '생각 정리의 기술'이 부제라니, 책을 집어 들어 읽을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두 명의 작가가 자신의 직업 경험을 바탕으로 글쓰기를 두려워하거나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생각 정리를 통한 글쓰기 비법'을 전수하고 있다.

책을 읽어도 남는 게 없다면, 표현할 수가 없다면, 정리가 안 된다면, 변한 게 없다면, '출력'을 염두에 두고 최소 <두 번 독서하기>를 권한다.

그 후, 양이 늘어나면 질적으로 향상하게 된다는 <양질 전환의 법칙>에 의해 글을 많이 써보라 말한다.

서평쓰기의 과정으, <발췌ㅡ메모ㅡ개요작성ㅡ초고쓰기ㅡ퇴고>의 로드맵을 제시한다. 그러면서 주관적 감상 위주의 글인 '독후감'에서 객관적이고 균형적인 '비평'의 글을 써보기를 재촉한다. 처음에는 책을 읽고 별점을 주는 재미로 시작한 후 자신의 입장을 명쾌히 밝히는 글을 용기 내서 써 보라 한다.


나는 이 책을 읽다 '내 글이 서평보다 독후감에 가깝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어떤 규격화된 형식을 싫어하는 체질인지라, 독후감이니 서평이니 하는 그런 구분은 내게 무의미하다. 책에 대해 객관적이건 주관적이건 그 때 그 때의 내 생각을 정리해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하겠다.


책의 내용 중에서 무엇보다 눈에 확 띄는 것은, 바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한 작가들 '매일 매일 글을 조금씩 조금씩 써왔음'과 '퇴고를 수 백번, 수 천번씩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작가란 '타고난 글쟁이'라기보다 '만들어진 글쟁이'임을 알려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작가는, 누구나 언젠가는 글을 잘 쓸 수 있다고 살며시 독자에게 희망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좋은 글을 쓰고 싶은가?

글을 잘 쓰고 싶은가?


그렇다면,


그 비결은 다름 아닌 '끈기와 인내'로 계속 글을 써대는 일임을!

매일 책을 조금씩이라도 읽고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몇 줄이라도 정리하며 반드시 써보기. 그리고 쓴 글을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칠 것!

이것 이 외에는 글쓰기의 왕도가 따로 없다 싶다.


우리가 누군가를 짝사랑 할 때 나를 몰라주어도 끊임없이 그윽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게 되듯이, 외로이 홀로 앉아 글을 쓰고 그 문장들을 짝사랑 눈빛으로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게 되는 일. 그것이 글쓰기가 아닐까?

녹록치 않지만, 내게는 그 무엇보다 가치롭고 매력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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